[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인바운드(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의 성패는 입국자 수가 아닌 이들을 얼마나 지역으로 분산시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최근 한국관광학회 학술대회에서 ‘지역 관광교통 실태와 발전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역의 관광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지역으로 가는 이동 과정이 가로막혀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내건 ‘2030년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목표를 향해 외래객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방한 외래객은 1894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는 2000만 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그러나 외래객의 수도권 방문 비중은 2019년 80.7%에서 2025년 81.7%로 오히려 늘었다. 외래객 규모는 커졌으나 지방 소외는 오히려 심화한 셈이다. 손 부연구위원은 “기록적인 외래객 유치 성과 뒤에서 실제 지역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냉정하게 물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집중은 입국 단계부터 시작된다. 외래객의 인천공항 입국 비중은 67.3%에 달하는 반면 김해(7.2%), 제주(6.8%), 김포(6.4%), 대구(0.7%) 등 지방 국제공항 이용률은 미미하다. 그나마 개설된 지방 노선도 대부분 내국인의 해외여행 편의 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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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서울 웨스틴 조선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00회 한국관광학회 서울 국제학술대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특별세션에서 '지역 관광교통 실태와 발전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사진=이민하 기자) |
지역 이동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외래객의 KTX 도착역은 서울역(36.5%)과 부산역(27.5%)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동대구역(3.9%), 신경주역(3.1%), 대전역(2.7%) 등은 모두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손 부연구위원은 “공항이나 역에 내린 뒤 최종 관광지까지 연결되는 ‘2차 교통’은 예약과 안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통 연계 부족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게 손 부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수도권만 머물다 가는 외래객의 지출액은 평균 1352달러(약 186만 원), 지방만 방문할 때는 992달러(약 136만 원) 수준이다.
반면 수도권과 지역을 연계해 방문하면 지출액은 1844달러(약 254만 원)로 늘어난다. 수도권의 관문 기능과 지역의 체류 경험을 유기적으로 잇는 동선 설계가 필수적인 이유다. 손 부연구위원은 “수도권과 지역을 경쟁 구도로 볼 것이 아니라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여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제는 이 과제가 30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990년대 지방자치 시대가 시작된 이후 지방 관광개발 사업에 투입된 예산만 15조 원(720개 사업)에 달하지만 권역 기준 부재와 부처 간 협력 미비라는 지적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손 부연구위원은 “부족했던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사업을 끝까지 책임지고 추진할 ‘컨트롤 타워’”라고 짚었다. 외래객 유치와 이동 경로는 법무부(입국), 국토교통부(교통), 문화체육관광부(관광), 지자체(지역 관광) 등으로 파편화되어 있어 여정 전체를 책임지는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도 2차 교통 인프라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심민석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관광서비스과장은 “지난해 도입한 KTX 공주역과 공주·부여 연계 셔틀버스는 이용률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하반기 중 광역 교통망과 시내버스 할인을 연계한 통합 광역 교통패스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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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서울 웨스틴 조선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00회 한국관광학회 서울 국제학술대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특별세션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민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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