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개인투자 얽힌 오픈AI…상장 앞두고 이해상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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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오픈AI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개인 투자와 회사 자금 집행 판단이 다시 '이해 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상장 추진을 앞둔 오픈AI가 올트먼의 외부 이해관계를 얼마나 투명하게 통제할 수 있는지가 기업가치와 지배구조 신뢰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 이사회는 2023년 올트먼 축출과 복귀를 거치는 과정에서 그의 개인 투자 내역을 충분히 알지 못했고, 잠재적 이해상충 여부도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새 이사회가 이를 바로잡겠다고 했지만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았다. 오픈AI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판단은 더 어려워졌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약 8500억달러 수준으로 거론된다.

오픈AI 활용해 개인투자 회사 밀어줬나

핵심은 올트먼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외부 기업들에 오픈AI 자금이나 사업 역량을 연결하려 했다는 점이다. 그는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이 기술 개발 지연과 자금 부족에 직면하자 오픈AI가 자금 조달 라운드를 주도하는 방안을 요청했다. 헬리온은 올트먼 순자산의 상당 부분이 묶인 핵심 투자처 중 하나로 알려졌다. 올트먼은 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도전하는 로켓 기업 스톡 스페이스에 대해서도 오픈AI의 지원을 타진했다.

문제는 이들 투자가 현재 오픈AI의 핵심 사업과 거리가 있다는 데 있다. 오픈AI는 최근 내부적으로 곁가지 프로젝트를 줄이고 경쟁 심화에 대응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알린 상태다. 수년간 인공지능(AI) 업계의 선두주자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경쟁 우위가 예전 같지 않다는 내부 위기감도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은 오픈AI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2024년 기준 급여는 6만6000달러였다.

이 같은 구조는 올트먼 개인 재산의 불투명성을 더 키운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처럼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 주식이 자산의 중심인 다른 빅테크 경영진과 달리, 올트먼의 재산은 수백 개 스타트업 투자에 걸쳐 분산돼 있다. 그는 과거 와이콤비네이터를 이끌며 대규모 개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일부 회사는 이후 오픈AI와 수익성 높은 계약을 체결했다. WSJ는 그가 JP모건에서 신용공여를 받아 스타트업 지분을 담보로 다른 기업 투자에 활용해왔다고 전했다.

이해상충 우려는 이미 2023년 경영 위기 때 한 차례 불거졌다. 당시 일부 이사들은 올트먼이 추진한 거래로 개인적으로 어떤 이익을 볼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오픈AI 이사회는 그가 커뮤니케이션에서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새 이사회는 이사와 임원의 잠재적 이해상충을 검토하는 감사위원회를 만들고 관련 정책도 강화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헬리온에 5억달러 투자" 권유

헬리온 사례는 이런 구조적 문제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장면으로 꼽힌다. 헬리온은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핵융합 기술이 임박했다고 주장해왔고, 올트먼은 2014년부터 이 회사 주주였다. 그는 2021년 이 회사에 3억75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당시로서는 자신의 최대 단일 투자였다. 헬리온은 2025년 1월 발표한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54억달러를 인정받았고, 올트먼은 당시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400억달러를 투자하는 협상을 진행하던 와중에 헬리온 투자에도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헬리온은 기술 진척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회사는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기술 접근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당초 7세대 장치인 ‘폴라리스’가 2024년 안에 소비 전력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 시한은 지켜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기술적 이정표를 달성해 기술 신뢰가 강화됐다고 설명했지만, 외부 검증은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트먼은 오픈AI가 약 5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경우 헬리온 기업가치는 약 350억달러로 뛰어 기존보다 6배 넘게 높아질 수 있었다. 일부 오픈AI 직원들은 회사에 당장 실익이 없는 거래에 올트먼이 자신의 투자처를 끌어들이려 한다며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 실현 가능성에 대한 내부 의문도 적지 않았고, 이 거래가 나중에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관련 슬랙 채널 논의 참여를 피한 직원들도 있었다고 WSJ는 보도했다.

결국 오픈AI는 직접 투자를 거절했다. 다만 헬리온이 2035년까지 생산할 전력 최대 50기가와트를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계약은 체결했다. 이는 후버댐 25개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다. 헬리온은 이후 투자자 유치 과정에서 이 계약을 활용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올트먼 지분 가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오픈AI 자금이 빠지면서 헬리온은 목표 조달 규모를 10억달러에서 2억5000만달러로 낮추고, 기업가치도 150억달러 수준으로 조정한 상태다.

미국 유인 우주선 로켓 / 연합뉴스

미국 유인 우주선 로켓 / 연합뉴스

우주 발사체 기업 스톡 스페이스를 둘러싼 움직임도 비슷한 논란을 낳았다. 올트먼은 지난해 여름 스톡 스페이스에 오픈AI와 함께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자고 제안했고, 오픈AI가 회사를 인수하거나 지배지분을 확보하는 방식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거래는 머스크와의 경쟁 구도를 더 선명하게 만들 수 있는 사안이었다. 스톡 스페이스에는 올트먼의 남편이 가족사무소 하이드라진을 통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픈AI 내부에서는 이 협의 자체를 모르는 이사진도 있었고,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앤스로픽 경쟁 심화 속 리더십 시험대

이 사안이 더 민감한 이유는 오픈AI 내부 경영 공백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최근 회사 안에서는 앤스로픽의 성과를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기업 고객용 제품 강화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올트먼이 밀었던 동영상 생성 앱 소라의 위상은 낮아졌고, 챗GPT의 성인 대화 기능 확대 구상도 후퇴했다. 대신 기업 고객 확보를 겨냥한 새 ‘슈퍼앱’ 구상이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제품 책임자인 피지 시모가 건강 문제로 이달 의료 휴가에 들어가면서 리더십 공백 우려도 커졌다. 시모는 원래 상장 기업으로서의 오픈AI 운영에서도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재는 네 명의 임원이 역할을 나눠 맡는 체제로 전환됐다. 회사는 올트먼이 연구, 자금 조달, 신규 컴퓨팅 역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원 공지에서 그의 역할이 전면에 부각되지 않았다는 점은 내부 권한 재배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도 읽힌다.

남은 변수는 이사회가 상장 기업 수준의 통제 장치를 실제로 만들 수 있느냐다. 상장사를 앞둔 일반 기업 이사회는 최고경영진이 외부 사업에 중대한 지분을 갖는 것을 대체로 제한하고, 대신 자사 성과와 연동된 보상 체계를 제공한다. 그러나 오픈AI는 비영리 조직에서 출발한 구조 탓에 이런 전형적 틀과 다르게 움직여왔다. 올트먼 개인의 외부 이해관계가 계속 불투명하게 남는다면, 앞으로 오픈AI의 투자·제휴·전력 조달 같은 굵직한 결정마다 사익 충돌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WSJ는 "상장을 앞둔 오픈AI가 시장 신뢰를 확보하려면 기술 경쟁력만이 아니라 지배구조의 설계와 공개 수준부터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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