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출판부 명저 ‘생명윤리의 생물학적 토대’ 한국어판 출간

1 week ago 12

케임브리지대 팀 르윈스 교수 저, 현직 의사 윤정환 번역으로 국내 첫선 진화심리학 비판부터 건강·질병의 경계 재정의까지 생명윤리의 정수를 담다 ‘생명윤리의 생물학적 토대’ 표지. 사진제공=도서출판 서연비람 유전자 가위와 인공 장기, 뇌 기능 향상 약물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이제 스스로의 생물학적 조건을 직접 설계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윤리적·정책적 논의는 여전히 “자연의 질서를 따라야 한다”는 식의 모호한 직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도서출판 서연비람이 펴낸 ‘생명윤리의 생물학적 토대’는 생명공학 시대가 던지는 윤리적 혼란을 명쾌하게 짚어낸 신간이다.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출간된 후 관련 분야의 대표적인 표준서로 자리 잡았으며, 저자는 케임브리지대 과학사·과학철학과 팀 르윈스(Tim Lewens) 교수다. 이번 한국어판은 의학적 전문성과 논리적 글쓰기 능력을 갖춘 윤정환 씨(서울대병원 수련의)가 번역을 맡았다. 앞선 저서 ‘논리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최상재 공저)에서 명쾌한 논증을 선보였던 그는, 현직 의사로서의 임상 경험과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진화생물학·유전학·법학·정치철학이 어우러진 복잡한 논증을 매끄럽고 명료한 우리말로 다듬어냈다. 이 책의 독창성은 생명공학을 둘러싼 ‘기술 낙관론’과 ‘기술 회의론’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을 뛰어넘는 데 있다. 저자는 진화심리학의 여러 가설을 면밀히 검토하며, 특정 형질이 진화의 결과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불변의 조건으로 단정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인간은 문화와 제도를 통해 스스로의 생태적 지위를 끊임없이 재구성해 온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논의는 보건의료의 정의(正義) 문제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저자는 유전적 차이를 곧 ‘자연적 불평등’으로 받아들이는 통념을 반박하며, 건강과 질병을 가르는 경계 역시 사회 제도와 가치 판단에 의해 형성된다고 강조한다. 타고난 조건을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이를 보완하고 개선할 사회 제도를 설계하는 것, 이것이 책이 제시하는 정의로운 보건의료의 출발점이다.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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