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막대한 ‘오일 머니’를 등에 업고 전 세계 골프 생태계를 뒤흔들었던 LIV 골프가 출범 4년 만에 최대 존폐 기로에 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든든한 뒷배인 PIF가 대규모 누적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투자를 전면 철회할 수 있다는 이유이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위협하며 전세계 골프계를 파고든 LIV골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LIV골프는 PIF의 자금 지원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며 심각한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FT는 “PIF가 LIV골프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하기 직전 단계”라며 “조만간 사우디 측의 향후 계획과 관련한 중대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 역시 최근 LIV 수뇌부가 뉴욕으로 긴급 소집돼 사우디 자금 철회에 따른 파장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4년 만에 7조 증발
LIV골프 위기의 이면에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최악의 수익성이 맞물려 있다. 당초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스포츠를 통한 소프트파워 확대를 꾀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등 역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대외 불확실성마저 커지자, LIV 골프가 최우선 투자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재정 악화가 치명타로 작용했다. 관련 업계는 PIF가 2022년 출범 이후 필 미컬슨(미국), 욘 람(스페인) 등 슈퍼스타 영입을 위한 천문학적 이적료와 대회 상금 등으로 4년간 약 50억달러(약 7조3800억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추산한다. 반면 투자 대비 수익성은 참담한 수준이다. 미국 주요 방송사들과 중계권 계약을 맺었으나 거액의 중계권료를 받는 대신 불리한 ‘광고 수익 배분’ 조건에 머물러 있고, 글로벌 스폰서 유치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
글로벌 대회를 관장하는 LIV 영국 법인이 공시한 재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5억9010만달러(약 8690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출범 후 네 시즌 동안 영국에서만 14억달러(약 2조610억원) 이상의 적자가 쌓였다. 재무 상태가 비공개인 미국 법인의 막대한 선수 계약금 지출 등을 합치면 누적 적자는 7조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불투명한 재무 구조는 브룩스 켑카,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등 간판 스타가 막대한 위약금을 감수하면서까지 PGA투어 복귀를 택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교착 상태에 빠진 PGA투어와의 합병 협상에도 치명타다. 주도권을 쥔 PGA투어 측은 최종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LIV골프의 완전한 해체 및 종료’를 강력히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EO 나서 진화 총력
파장이 커지자 LIV골프 측은 위기설을 강하게 반박하며 진화에 나섰다. LIV골프는 이날 공식 SNS를 통해 “쓸 기사가 그렇게 없나요? 우린 건재합니다”고 일축했다. 스콧 오닐 최고경영자(CEO)도 긴급 서한에서 “올 시즌 남은 기간 투어 자금은 100% 확보돼 있으며, 우리는 흔들림 없이 끝까지 전력 질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의 보도 역시 엇갈리며 진실 공방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별도 소식통을 인용해 “PIF의 자금 지원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며 “당장 17일 멕시코시티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남은 9개 대회 모두 정상적으로 치러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LIV골프는 다음달 28일 부산 아시아드CC에서 시즌 여덟 번째 대회를 앞두고 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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