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한상준]민생-치안 5청장 중 4곳이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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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준 사회부장

한상준 사회부장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되는 사이, 아직 단 한 명의 수장도 맞이하지 못한 곳이 있다. 바로 경찰청, 검찰청이다. 해양경찰청도 지난해 12월 해경 순직 사건 여파로 김용진 당시 해경청장이 물러난 뒤 6개월째 수장 공백 상태다. 여기에 최근 소방청도 김승룡 전 청장이 청와대 감찰 3주 만에 면직되면서 석 달 만에 다시 청장 대행 체제로 돌아갔다.

민생, 치안, 재해재난 대응 등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인 경찰, 소방, 해경, 검찰, 산림청 중 현재 청장이 근무 중인 곳은 산림청뿐이다. 앞서 2월 김인호 당시 산림청장이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퇴직한 직후에는 초유의 민생, 치안 담당 5개 청의 청장 동시 공백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주요 外廳 수장 공백 언제까지

가장 심각한 곳은 경찰이다. 경찰청의 경우 12·3 계엄 가담 혐의로 2024년 12월 조지호 전 청장이 탄핵 소추된 뒤 직무가 정지됐고, 지금까지 1년 6개월째 대행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의 중심에 경찰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청장의 장기간 공백은 조직 내부는 물론이고 민생 치안 및 각종 수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조직의 리더가 없다 보니 14만 명에 달하는 경찰 조직의 기강 해이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21일 대전에서는 현직 경위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직위 해제됐고, 11일 경남 창원에서는 호송 중이던 불법체류 외국인이 수갑 한 쪽을 푼 채 달아나는 일도 있었다. 앞서 강남경찰서 수사 무마 의혹 등으로 인해 유재성 청장 대행이 공직 기강을 당부하는 지시까지 내렸지만 소용이 없다.

수사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무소속 김병기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가 두 번의 계절이 바뀌는 동안 진척이 없는 것도,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두 차례나 반려된 것도 과연 수장 공백의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있을까.

여기에 경찰 수사의 컨트롤타워인 국가수사본부까지도 곧 대행 체제에 돌입할 처지다. 박성주 본부장이 이달 말 정년을 맞기 때문이다. 수사의 또 다른 주체인 검찰 역시 마찬가지다.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7월 물러난 뒤 검찰총장 자리는 300일 넘게 비어 있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9월 검찰청 폐지 때까지 총장 자리는 아예 비워두겠다는 뜻”이라는 말도 나온다.

정치적인 의도를 차치하더라도, 우선 검찰과 경찰 수장의 공백은 10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는 과정에서 인력 이동을 포함한 수사 기관 간 교통정리는 각 기관의 장이 있다 해도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재해재난 대응 수요가 많은 여름철이 다가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소방청장과 해경청장 자리도 오래 비워 둬서는 안 된다. 개인의 과오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물어야 하지만, 조직의 빠른 수습과 대응 역량 구축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생명 안전 최우선”을 위해서라도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기념사에서 4가지의 국정 과제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네 번째 과제와 관련해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정부로서, 국민 모두의 생명과 인간다운 삶을 지키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며 “금융, 복지, 노동, 의료, 치안, 재해 대응을 포함한 국정 전 분야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생명과 안전을 담당하는 부서의 말단까지 닿기 위해서라도 대규모 청장 공백은 하루빨리 해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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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준 사회부장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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