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꿨다면, 다음 혁신은 ‘바이오 디지털 트윈(Bio Digital Twin)’이 될 것입니다.”
이헌주 주식회사 라다하임 대표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미래 비전을 이같이 설명했다.
오가노이드 기반 바이오 플랫폼 기업 라다하임은 오가노이드 표준화·대량생산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동물실험 대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바이오 투자 시장 침체 속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투자 유치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나 조직세포를 활용해 실험실에서 배양한 3차원 세포 집합체로, 실제 인체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어 ‘미니 장기’로도 불린다. 신약 개발과 정밀의료 분야에서 차세대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미국 FDA가 ‘신약 현대화법’을 통해 동물실험 축소 기조를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오가노이드 기술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다만 기존 오가노이드 산업은 생산 과정에서 동물 유래 물질인 ‘마트리젤(Matrigel)’ 사용 비중이 높아 크기와 품질이 일정하지 않고 생산 단가도 높다는 한계가 있었다. 전임상 대체기술로 상용화하는 과정에서도 규제 부담이 적지 않았다.
라다하임은 이 지점에서 차별화를 택했다. 경쟁사들이 인간 장기와 더 유사한 오가노이드 모델 개발에 집중할 때, 라다하임은 오가노이드의 ‘표준화’와 ‘대량생산’을 동시에 구현하는 기술 확보에 집중했다.
회사는 3D 프린팅 기반 바이오 잉크 기술을 통해 균일한 형태의 오가노이드를 구현했고, 자기장 기반 동적 배양 기술을 활용해 생산 효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자성을 띠는 물질을 활용해 오가노이드를 공중 부양 상태로 배양하는 자기장 기반 부유배양 기술은 용기 벽면 접촉으로 인한 변형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고가 배지 사용량을 줄이며 생산 비용을 기존 대비 90% 이상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오가노이드 크기도 기존 대비 2~3배 이상 키워 영양분과 산소 확산 효율을 높여 약물 반응 민감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여기에 원심력을 활용한 ‘크기별 분류(Sorter)’ 기술을 적용해 동일 규격 제품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했다. 목표 규격 생산 수율 역시 기존 약 15% 수준에서 75%까지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기존 경쟁사들이 오가노이드 10개를 생산할 때 우리는 1000개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결국 오가노이드 산업도 반도체 산업처럼 표준화와 대량생산 체계를 갖춘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다하임은 최근 해외 시장 진출과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최근 프랑스 소프트웨어 기업 Dassault Systèmes이 주관한 글로벌 프로그램에서 2만개 참여 기업 가운데 최종 1위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약 15억원 규모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기술 지원을 제공받게 된다.
또 미국 보스턴 바이오 인큐베이터 LabCentral 입주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회사는 향후 현지 연구 인력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현재 국내 벤처캐피털(VC)과 신용보증기금 매칭 투자 등을 포함해 약 50억원 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확보한 자금은 제품 개발과 해외 사업 확대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라다하임은 향후 환자 유래 셀라인(Cell Line) 기반 오가노이드 제작과 약물 반응 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개인별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정밀의료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지원도 성장 발판이 됐다. 경과원은 라다하임의 글로벌 진출과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 홍보와 네트워크 연계를 지원했다.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 연결과 해외 진출 전략 수립, 투자 연계 등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라다하임은 올해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nnual Meeting에 참가해 암 오가노이드 기반 약물 기전 검증 플랫폼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 3~4억원 수준 매출을 시작으로 오는 2030년 매출 1600억원, 기업가치 2조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가노이드 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지만 시장 변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며 “표준화된 대량생산 기술과 데이터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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