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A 씨가 ‘예약 안 하고 미용실 방문했다가 거절당하고 주눅 든 어르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며칠 전 손님 파마 중에 어느 노인이 들어오지도 못하고 문 밖에서 우물쭈물하고 계셔서 나가봤다”며 “‘예약을 안 했는데 머리 못 하겠죠? 죄송해요’라고 하시는데 손도 떨고, 너무 주눅 들어 계셨다”고 했다.
이어 “일단 들어와서 손 좀 녹이고 가시라고 했는데 벌써 몇 군데에서 거절당하고 오셨다더라”며 “요즘 다들 예약제인 건 아는데 예약을 할 줄 모른다고,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하시는데 이게 왜 사과할 일인가 싶었다”고 했다.A 씨는 “오늘 당장 머리하고 싶은 때도 있고, 일정이 부정확해서 예약을 미리 해놓기 애매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나는 (손님들에게) 100% 예약제는 아니라고 안내드린다”고 했다.
그는 “야무지게 파마도 해드렸는데 ‘노인이 이런 곳 와서 미안하다’고 그러시더라. 다 끝나고 하신 말씀이 너무 행복하시다는 거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우리에겐 쉬운 거절도 어르신들에겐 크게 다가올 수 있고, 우리에겐 쉬운 호의도 어르신들에겐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구나”라며 “조금 더 친절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누리꾼들은 “예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경우 있었다”, “무조건 예약해야한다고 하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SNS 홍보로 운영하다보니 포털을 이용한 예약을 권장하는 것 같다”, “노인들이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되는 것 같아 슬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한 누리꾼은 “우리 엄마도 70대이신데 동네 미용실 여기저기서 퇴짜 맞으시고는 이사한 지 10년도 더 된 옛날 동네까지 버스 타고 가셔서 머리한다”며 “미용실들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고 토로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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