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별손보 매각 유찰…계약 이전 가능성에 손보사 셈법 복잡

1 day ago 1

한국금융지주 단독입찰했으나 유효경쟁 미성립
손해율 부담에 수익성 악화 우려한 5개 손보사 ''환영''
최소 투입자금 5000억, 예보 공적자금 투입여부 관심

  • 등록 2026-04-16 오후 3:58:38

    수정 2026-04-16 오후 3:58:38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예별손해보험 공개매각 본입찰이 한국투자증권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 단독 입찰로 마무리되며 유찰됐다. 1개사가 마감 시점을 전후해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최종적으로 단독 입찰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향후 계약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예별손해보험 매각 유찰로 계약 이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보험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챗GPT)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예별손보 매각 본입찰을 마감했지만,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았다. 국가계약법상 유효경쟁이 성립하려면 2곳 이상의 응찰이 필요하다. 예보는 향후 잠재 매수자의 인수 의사를 추가로 확인한 뒤 재공고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5개 손해보험사(삼성·현대·DB·KB·메리츠)로의 계약이전 절차에 착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계약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5개 손해보험사가 122만건에 달하는 보험계약을 나눠 맡게 된다. 다만 분할 인수 방식을 둘러싼 입장이 엇갈리는 데다 각기 다른 전산 시스템에 따른 인력·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손해율 부담이 꼽힌다. 예실차(예상손해율과 실제손해율의 차이)가 확대된 상황에서 추가 계약까지 인수할 경우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추가 계약까지 떠안을 경우 실적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예별손보의 예상손해율은 99.5%였지만 실제손해율은 103.8%로 4.3%포인트의 차이가 발생했다.

구조적으로 손해율 부담이 큰 상품인 만큼 인수 시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MG손보 부실 정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 특성상 자동차보험 신계약이 중단되며 관련 계약은 소멸 수순을 밟고 있지만, 기존 계약에서 발생한 미지급 보험금 등 비용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손보사들은 과거 리젠트화재 사례처럼 보험사가 사라진 이후에도 장기간 보험금 지급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계약 이전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리젠트화재는 2011년 청산된 손보사로, 예별손보와 마찬가지로 계약이전(P&A) 방식을 거쳤으며 보험금 지급 부담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계약 구조가 제각각인 만큼 단순한 분할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 종류와 손익 구조가 계약별로 다른 데다, 시장 점유율 기준 역시 전체 점유율을 적용할지 상품별 점유율을 적용할지에 따라 부담 배분이 달라질 수 있어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부 보험사들 사이에서는 계약 이전 자체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반응도 감지된다. 손보사 간 셈법이 복잡해지는 이유다.

예별손보 설립 초기에는 5개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균등하게 나눠 갖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현재는 관련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일각에선 다양한 배분 방식이 거론되지만, 계약별 손익 구조가 달라 일괄 적용이 어렵고 특정 대형사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계약 이전 과정에서 인력 투입 부담도 적지 않다. 5개 손해보험사의 전산 시스템이 서로 달라 예별손보 보험계약 이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상황이다. 개별 계약을 일일이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한 만큼 이전 완료까지 두 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산 개발과 인력 투입 등에 보험사별로 최소 50억원에서 최대 100억원 수준의 비용이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인건비와 전산 개발비 상승 영향으로 비용이 최대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별손보 보험계약은 순이익이나 지급여력비율(K-ICS)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부담이 특정 보험사에 쏠릴 수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