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5% 성과급 약속은 배임?…소액주주단체 "노조에 손배소 제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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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연구원, 삼성전자 노사갈등 관련 전문가 좌담회
“영업익은 미래 투자·배당 재원”…집단소송 가능성도 제기
“영업이익 아닌 잉여현금흐름 기반 보상체계 고민해야”

  • 등록 2026-05-15 오후 4:05:01

    수정 2026-05-15 오후 4:05:01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영업이익은 주주가치와 미래 투자의 핵심 재원인데, 상당 부분이 성과급으로 구조적으로 이전되면 주주의 부(富)가 근로자에게 이전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노사 갈등은 단순 임금협상을 넘어 주주와 근로자 간 이해상충 문제로 봐야 합니다.”

정무권 국민대 경영대 교수는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주행동연구원(SERI) 좌담회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체계는 주주와 근로자 간 비대칭적 위험·보상 구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1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주행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좌담회에서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무권 국민대 경영대 교수,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강원 교수,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뉴스원)

이날 좌담회는 ‘주주 관점에서 본 최근의 파업 이슈: 삼성그룹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진행됐다.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파업 논란이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주주권 침해와 기업가치 훼손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화두로 다뤄졌다.

행사에는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주주행동연구원 원장)를 비롯해 정무권 국민대 경영대 교수,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상법·회사법과 상충…배임 근거 될 수도”

정 교수는 영업이익이 기업가치와 주주이익을 결정하는 핵심 재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나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이 필요한 기업은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남는 자금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에 활용한다”며 “영업이익 상당 부분을 근로자 성과급으로 이전하면 미래 투자와 주주환원 재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 노조에서 주장하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구조가 주주와 근로자 간 ‘비대칭적 위험·보상 구조’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 주가는 급락하고 주주가치는 크게 훼손되지만 근로자는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여전히 일정 수준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며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주주가 더 크게 부담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성과보상 체계 역시 단순히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나누는 방식보다 기업의 투자 여력과 장기 가치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영업이익의 10~15%를 고정적으로 성과급으로 연동하는 방식보다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분을 기준으로 논의하는 것이 보다 균형 잡힌 접근”이라며 “고정자산 투자 등을 제외하고 남는 잉여현금흐름(FCF)을 기준으로 성과급 체계를 논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짚었다.

또 “경영진이나 핵심 인력에게 스톡옵션이나 제한주식(RSU)을 지급하는 것은 주주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며 “근로자 보상 역시 단순 현금 성과급보다 기업가치와 연계된 장기 보상 체계 중심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법 관점에서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회사법적 관점에서 이익 처분은 주주총회의 고유 권한이자 주주의 몫”이라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하라는 요구는 근로자를 ‘잔여청구권자’인 주주와 유사한 지위로 사실상 변경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손실 위험은 주주가 부담하고 이익만 근로자가 공유하겠다는 논리로 기존 회사법 패러다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짚었다.

개정 상법 시행 이후 이사회 책임 범위를 둘러싼 법적 공방 가능성도 제기됐다.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주주행동연구원 원장)는 “상법 개정으로 이사회는 총주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점이 보다 명확해졌다”며 “이사가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지속적으로 노조에 제공하는 협상을 하거나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총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라는 해석이 가능하며 현재 상법 체계에서는 주주들이 배임 문제를 제기할 근거도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소액주주 단체는 최근 노조의 총파업 움직임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해 기업가치가 훼손될 경우 노조 집행부와 참여 조합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향후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관련 협약이 체결될 경우 이사회 결의 무효화 절차와 주주대표소송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파업, 국가 산업 경쟁력에도 영향…지속 가능 보상체계 마련해야”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 성과급 갈등을 넘어 기업 생산성과 공급망, 국가 산업 경쟁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노사 간 극단적 대립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보상 체계와 갈등 조정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파업이 기업 생산성과 공급망에 미치는 비용 문제를 짚었다. 그는 “반도체 공정처럼 24시간 연속 장치산업은 생산라인 정지 자체만으로도 재가동 비용과 불량률 증가 등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복적인 노사 갈등은 국내 투자 결정을 지연시키고 글로벌 고객사의 공급망 다변화를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을 무조건 억누르거나 방치하는 접근 모두 해법이 아니다”라며 “생산적 갈등 해소를 제도화하고, 투자·생산성·근로조건 개선이 함께 갈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은 “최근 파업 이슈는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주주와 소비자, 국가경제 전체 이해관계가 얽힌 복합적 문제”라며 “근로자의 권리 보장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타인의 권리와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균형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강원 교수도 “파업은 노조가 시작하지만 결국 마무리는 기업이 하게 된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노사 모두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는 만큼 어느 한쪽의 논리만으로 접근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보상 체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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