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넘쳐나는 경영학 학위…취업·소득은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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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3 11:05 수정2026.04.23 11:05

국내 영국유학박람회 모습. 연합뉴스

국내 영국유학박람회 모습. 연합뉴스

영국에서 경영·비즈니스 학위가 급증하는 가운데 졸업생의 취업 성과와 소득 수준이 다른 전공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확대와 학자금 대출 구조가 맞물리며 교육 투자 대비 성과 논쟁이 커지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정부 자료를 분석해 풀타임 경영·관리 전공 학부생은 다른 전공보다 중퇴율이 높고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2023 과세 연도 기준 졸업 5년 후 평균 연봉은 3만3200파운드로 간호학보다 낮고 의학·경제학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고용주들 역시 경영학 학위의 실질 가치를 의문시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0여년간 경영학 전공이 빠르게 늘어난 구조적 배경과 맞닿아 있다. 전체 학부생 증가율이 16%인 동안 경영학 등록은 57% 급증했으며 현재 전체 학생의 5분의 1이 이 분야를 선택하고 있다. 2015년 영국 정부가 대학 정원 제한을 폐지하면서 고등교육 시장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 확산의 계기로 작용했다.

영국 대학들은 경영학이 수요가 높고 제공 비용이 낮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확대해왔다. 일부 신설 대학들은 해당 학과 수익으로 다른 전공을 보조하고, 교육을 외부 프랜차이즈 기관에 맡기는 방식까지 활용했다. 실제로 일부 대학에서는 재학생의 80%가 경영 관련 전공을 택하고 있으며, 상당수 수업이 외부 기관에서 진행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성과 격차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상위권 대학 졸업생의 경우 5년 후 평균 연봉이 5만 파운드 이상, 일부 명문대는 9만 파운드를 넘는다. 반면 일부 대학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해도 소득 증가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시에 졸업 15개월 후 관리·전문직 취업 또는 추가 교육 진입 비율은 63%에 그쳐 주요 전공 중 가장 낮았다.

이 같은 구조는 단순한 학과 선택 문제가 아니라 고등교육 재정 시스템과 직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 대출 제도로 인해 초기 비용 부담이 낮아지면서 대학 진입 장벽은 낮아졌지만, 저소득 전공의 경우 상당 부분이 결국 정부 재정으로 상환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현재 정부는 전체 학자금 대출의 약 29%를 탕감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경영학 수업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교육 기회를 넓히고 사회 이동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실제로 입학 요건이 낮은 대학일수록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유입되며, 일부는 창업이나 조직 운영 등에서 장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성과 평가 자체가 단기 지표에 치우쳐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졸업 후 초기 소득은 낮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임금이 상승하는 경향이 확인됐으며, 대학 진학이 없었을 경우보다 여전히 유리할 가능성도 제시된다. 다만 이러한 분석은 최근의 급격한 학생 증가 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한계가 있다.

관건은 교육 선택에 대한 정보 투명성과 대안 경로 확대라는 분석이다. 현장에서는 학위 과정이 아닌 도제식 교육이나 직업훈련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학생들이 투자 대비 성과를 보다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 제공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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