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0%’ 성장
증세 추진 노동당에 직격탄
영국의 올해 3분기 경제 성장이 멈췄다. 대규모 증세를 추진한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정부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국가통계청(ONS)은 올해 3분기 GDP 성장률(확정치)이 직전 분기 대비 ‘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수정치(0.1%)에서 더 하락한 것이다. ONS는 2분기 성장률도 기존 0.5%에서 0.4%로 낮췄다.
3분기 ‘제로 성장’은 서비스 부문 침체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ONS에 따르면 영국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이 성장을 멈췄다. 건설 부문은 0.7% 성장했지만 산업 생산이 0.4% 감소하며 효과가 상쇄됐다.
이번에 발표된 지표는 지난 7월 집권한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정부가 받아든 경제 성적표다. 기업과 부유층을 중심으로 연간 400억 파운드(약 71조원) 규모의 증세를 추진하며 재정 안정을 꾀했으나 경제 상황이 집권 전보다 더욱 악화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미 증세로 기업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정부에 타격을 입혔다”고 평가했다.
3분기마저 제로 성장을 보이면서 영국의 올해 하반기 경제는 2분기 연속 침체 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지난 19일 올해 4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3% 성장에서 0%로 수정했다.
영국 정부는 성장 정체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증세는 장기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정부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부) 예산이 장기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