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도 아닌 곰 때문에 신칸센이 멈추다니…."
일본 전역에서 곰 출몰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해 열차와 곰의 충돌 사고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업계는 작업자 안전 확보를 위해 전용 수거 장비와 AI(인공지능) 기반 점검 로봇 도입에 나서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JR 여객 6개사의 2025년도 열차·곰 충돌 사고는 총 157건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모두 집계된 5년 전과 비교하면 약 1.9배 증가한 수치다.
회사별로는 JR동일본이 74건으로 가장 많았고 JR홋카이도 57건, JR도카이 21건, JR서일본 5건 순이었다. JR시코쿠와 JR규슈에서는 관련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곰으로 인한 운행 장애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21년도 이후 기준으로도 지난해 사고 건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 최고치였던 2023년도의 128건을 넘어섰으며, 가장 적었던 2024년도(54건)와 비교하면 약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특히 곰 개체 수 증가와 서식지 변화로 철도 인근 출몰이 늘어나면서 충돌뿐 아니라 열차 운행 차질도 빈번해지고 있다. 홋카이도에서는 실제 충돌은 없었지만 곰을 발견해 열차를 정차시키거나 서행 운전한 사례도 19건에 달했다.
JR동일본 아키타지사가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키타현과 아오모리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곰 목격 건수는 167건으로 전년보다 137건 증가했다. 충돌 사고도 51건으로 1년 새 42건 늘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키타현 오다테시 하나와선에서 불과 2분 사이 상·하행 열차가 서로 다른 곰 무리와 잇따라 충돌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철도업계의 고민은 사고 자체보다도 이후 처리 과정에 있다. 충돌 직후 곰이 살아 있거나 주변에 다른 개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승무원들은 열차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선로 유지보수 직원과 사냥꾼이 현장에 투입되지만 사냥꾼 부족과 작업자 안전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JR홋카이도는 유지보수 차량 크레인을 활용해 곰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전용 장비인 '베어 캐처'를 자체 개발해 도내 4곳에 배치했다. 작업자가 선로에 직접 내려가지 않고도 사체를 수거할 수 있어 연간 10차례가량 활용되고 있다.
JR동일본도 작업자 보호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유지보수 직원들이 지붕이 없는 궤도 자전거를 타고 현장으로 이동했지만, 올해부터는 경트럭을 개조한 궤륙차를 도입했다. 곰과 마주쳤을 경우 차량 내부로 즉시 대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JR동일본은 선로 점검을 무인화하는 AI 기반 점검 로봇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 로봇은 선로를 자율주행하며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주변 상황을 확인하고, AI가 이상 유무를 분석해 원격지의 직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점검 로봇이 실용화되면 곰이 자주 출몰하는 위험 구역에 작업자가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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