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레이스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위해 재활중인 김하성, 그를 바라보는 현 주전 유격수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탬파베이 내야수 테일러 월스(28)는 현재 탬파베이의 주전 유격수를 맡고 있다. 2017년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에 데뷔,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해 지금이 벌써 다섯 번째 빅리그 시즌이다.
2022년 142경기를 뛴 것이 커리어 하이일 정도로 아직 리그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타격이다. 통산 타율 0.187 출루율 0.286 장타율 0.288 기록중이다. 이번 시즌도 26경기에서 타율 0.164 출루율 0.260 장타율 0.209 기록중이다.
지난 28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에서는 모처럼 웃었다. 1회 상대 선발 랜디 바스케스 상대로 우측 담장 넘기는 시즌 첫 아치를 그렸다. 동료들은 더그아웃에 들어온 그에게 처음에 외면했다가 나중에 축하해주는 ‘사일런트 트릿먼트’를 해주며 그의 홈런을 기념했다.
케빈 캐시 감독은 “그가 홈런을 때린 순간 더그아웃은 난리가 났다. 모두가 그의 홈런에 기뻐했다. 그는 특별한 선수다. 공격은 잘 안될지 몰라도 늘 수비에서 역할을 해주는 선수”라며 월스의 존재감에 대해 말했다.
월스는 “솔직히 말하면 타석에서 느낌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이전까지는 운이 없어서 잘맞은 타구가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샌디에이고 원정에는 김하성도 동행했다. 지난해 10월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중인 김하성은 원래 원정에 동행하지 않고 있지만, 이번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수술 집도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정기검진을 받은 김에 이전 소속팀을 찾아왔다.
김하성은 이번 샌디에이고 원정 기간 타격과 수비 연습을 모두 소화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처럼 재활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아무리 늦어도 7월에는 팀의 주전 유격수로 돌아 올 예정이다.
김하성이 돌아온다면, 월스의 입지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그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나는 팀의 승리를 도우려고 하고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아닌 일이 있다. 그런 일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문제와 싸우는 것은 내가 하려는 일이 아니다. 그저 가능한 많이 팀의 승리를 도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결국 나는 팀을 도우려고 온 것이지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내 역할이 주전 유격수가 됐든, 내야 유틸리티가 됐든 나는 지금 내 상황을 잘 알고 있고,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르 알고 있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며 어떤 역할이든 해낼 자신이 있음을 힘주어 말했다.
그렇다면 월스는 새로운 동료 김하성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김하성을 “믿을 수 없을만큼 좋은 선수”라고 평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구단 내에서 코칭스태프, 프런트까지 통틀어도 나보다 그를 더 지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동료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하성과 같은 년도에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내가 처음 빅리그에 왔을 때부터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 수비와 관련해 나 자신과 여러 다른 선수들을 비교해보고는 했는데 그때마다 어떤 포지션이든 항상 상위 명단에 있던 선수가 바로 김하성”이라며 김하성의 팬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능력을 이용해 우리 팀의 승리를 도울 것이다. 알다시피 우리의 일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뛰는 것이지 주전 유격수가 되려고 뛰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이 됐든 나는 우리 팀의 수비가 나아지는 것을 위해 뛰고 승리를 위해 뛸 것”이라며 김하성과 자신은 팀 승리를 위해 함께 뛰는 관계임을 분명히 했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