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고배당 종목인 금융주가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한국은행 금리 인하 후폭풍에 주요 경기지표 부진까지 맞물리며 방어주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BNK금융지주(138930)는 전 거래일보다 8.79%(960원) 오른 1만 1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만 19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금융지주(071050)도 이날 5.62%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장중 8만 9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JB금융지주(175330)(5.20%), 우리금융지주(316140)(1.47%) 등도 이날 주가가 우상향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11월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예상외로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금융당국이 올해도 민생금융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등 네거티브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코스피를 초과 상승한 이유는 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10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감소해 경기 우려가 커졌고, 일본은행 총재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또다시 확산되면서 경기방어주와 배당주 등 방어주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주 중에서도 BNK금융지주는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외국인들은 BNK금융지주를 275억원어치나 샀다.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34%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39%로 5%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이후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세는 BNK금융지주의 펀더멘털 개선과 경영전략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외국인 롱머니(장기투자자금)로 추정된다”며 “외국인 롱머니는 지분 확대를 결정하면 일정 지분을 채울 때까지 계속 매수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수급상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 진단했다.
보험과 증권주들도 불기둥을 올렸다. 삼성화재(000810)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9.43%(3만 7500원) 오른 43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증권(016360)(6.62%), NH투자증권(005940)(5.14%) 코리안리(003690)(4.55%), 에이플러스에셋(244920)(3.44%) 등도 강세를 보였고 장중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상된 주주환원을 기반으로 보험과 증권주 주가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며 “업종 전체적으로 주주환원의 실질수익률이 향상돼 적어도 배당락일까지는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추진한 배당절차 개선 방안으로 대부분 보험·증권주 연간배당 기준일은 기존 12월 말에서 정기주주총회 이후인 3월 말~4월 초로 변경됐으나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영준 연구원은 “배당기준일이 이전보다 늦춰지기는 했으나, 과거 기준일의 2~3달 전부터 배당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특히 배당기준일이 바뀐 이후인 작년에도 연말 배당주들의 주가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