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열흘의 휴가가 가능해지는 추석 명절을 맞은 가운데, 연휴가 길수록 버려지는 반려동물도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번엔 추석 명절 연휴 기간만 7일에 달하는 만큼 유기되는 반려동물도 많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연휴 기간이 길었던 2022년 설과 2023년 추석 때 유실·유기 동물 수가 다른 해의 명절 연휴보다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유기 동물이 발생한 2023년 추석(연휴 기간 6일)에는 1000마리가 구조됐다. 하루 평균 160여마리가 버려진 꼴이다. 매년 연휴 기간에 1000마리 안팎의 유기 동물이 발생했다면, 2023년에는 1304마리까지 유기 동물이 늘었다.
연휴 기간이 5일이었던 지난해 추석과 2021년 추석에는 각각 612마리, 583마리가 구조됐다. 하루 평균 각각 122마리, 116마리 수준이다. 연휴 기간이 4일이었던 2022년 추석엔 560마리가 구조됐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연휴 기간이 길수록 유실·유기 동물 수가 늘어나는 경향에 대해 평소 파양을 고려하던 보호자가 이동의 불편함이나 여행,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명절 때 동물을 유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긴 연휴 기간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호텔에 맡기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 서울을 기준으로 소형견을 맡길 때는 대개 1박에 5~8만원 선이고, 추석과 같은 성수기엔 10만원대까지 오른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매년 명절 연휴마다 버려지는 반려동물을 줄이기 위해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한다. 서울 강남구와 서대문구, 노원구 등은 추석 연휴 기간 구민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서울시 차원에서도 종로구, 성동구 등 17개 자치구에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우리동네 펫위탁소'가 운영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