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미시사가 캠퍼스 심리학과 연구진은 심리학과 공중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행된 관련 연구 및 리뷰 논문 약 300편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생물발달적 학습 기회와 결과 모델’을 제시하며, 첫 성 경험이 이후 성적 태도와 관심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남녀 간 성욕 격차의 배경으로 이른바 ‘쾌락 격차’를 지목했다. 이는 성관계에서 느끼는 만족도의 차이를 의미하는데, 뇌가 경험을 통해 빠르게 학습하는 초기 성 경험 시기에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제1저자인 다이애나 페라진 박사는 “어린 시기의 뇌가 언어와 애착을 배우도록 설계돼 있듯, 청년기의 뇌 역시 성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특성을 지닌다”며 “초기 경험에서 형성된 인식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첫 성 경험에서 통증이나 불안, 자기 신체에 대한 높은 의식 등 부정적인 요소를 함께 경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여기에 관계 갈등, 원치 않는 임신이나 성병 등 다양한 위험 요소도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될 경우 성을 즐거움이 아닌 불편함이나 긴장과 연결 짓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초기 경험이 중요한 만큼 성교육의 내용 역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성교육은 주로 성병 예방이나 피임, 비동의 성관계 방지 등 위험 중심의 정보 전달에 치우쳐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성적 쾌락이나 의사소통과 관련된 교육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사춘기 교육에서도 남성은 발기나 몽정 등 신체 반응과 쾌락이 함께 설명되는 반면, 여성은 생리 중심의 내용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성에 대한 인식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페라진 박사는 “교육 과정에서 여성의 성적 즐거움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 것은 누가 쾌락을 누릴 수 있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성적 쾌락을 기본적인 권리로 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성교육 역시 이러한 관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또한 연구진은 여성의 성욕 저하가 단순히 호르몬이나 건강 문제로만 설명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초기 성 경험에서 형성된 인식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절반가량의 여성이 겪는 성욕 감소 현상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 1월 학술지 ‘성격과 사회심리학 리뷰(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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