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죽음 문턱까지 갔다 온 경험은 제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당시엔 젊은 나이라 살 수 있었고, 지금 나이에 그런 일이 벌어졌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습니다.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했고,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음식도 조절하면서 혼자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주 3~4회 한 번에 7~8km를 가볍게 달렸다. 그렇게 10여 년을 혼자 달리다 2015년 경기 성남시 집 근처에서 활동하는 분당마라톤클럽에 가입해 달렸다. 원 전무는 “혼자 달리고 있는데 여럿이 함께 달리고 있는 분들이 있어 클럽을 찾았다”고 했다. 매주 일요일 아침 탄천을 함께 달렸다. 그는 “처음으로 한 번에 20~30km를 달렸다. 대회를 앞두고는 40km 이상을 뛰었다”고 했다. 그때까지 단 한 번도 마라톤 42.195km 풀코스를 달리지 않았던 그에게는 신세계였다. 건강 달리기와 풀코스 완주를 위한 훈련은 차원이 달랐다. 대회에 맞춰 체계적으로 훈련 시켜준 동호회 덕분에 그해 가을 풀코스를 3시간 53분에 완주했다.
지금까지 풀코스를 약 30회 완주했고, 최고기록은 동아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20분이다. 2019년부터는 트레일러닝에도 눈을 떴다. 우연히 지리산 일대를 달리는 대회에 참가하면서 산악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다양한 트레일러닝 대회 50km를 달리다 2022년쯤 손위 동서에 이끌려 삼성전자 사내동호회 ‘인빅투스(INVICTUS·라틴어로 굴하지 않는 의지라는 뜻)’에 합류하면서 극한의 마라톤에 빠졌다. 인빅투스는 울트라마라톤 및 산악마라톤 100km 이상을 달리는 ‘하드코어’ 동호회다. 울트라마라톤은 42.195km 풀코스 이상을 달리는 것으로, 50km, 100km, 200km 등 다양하다.
원 전무는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 100km를 2023년부터 3년 연속 완주했다. 지난해에는 장수 트레일레이스와 트랜스제주에서 100마일(160km)을 연거푸 완주했다. 그는 “코스에 따라 100마일 경기는 160km에서 170km를 달리는데 장수에서는 45시간 30분 컷오프를 25분 앞두고 완주했고, 제주에선 32시간에 완주했다”고 했다.지난해 6월에는 인빅투스 동호회원들과 몽골 고비 사막에서 3일에 걸쳐 160km를 달리는 이벤트 대회에 출전했다. 낮의 뜨거운 사막 열기로 인해 계획보다 짧은 110km를 달리고 포기했지만,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다. 언젠가 고비 사막을 7일간 250km를 달리는 레이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약 20년 전 배가 볼록 나와 70kg에 육박하던 체중은 62kg으로 줄었다. 식습관도 바뀌었다. 탄산음료, 튀김류, 육류 섭취를 자제하고 있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변화는 심폐 기능 향상이다. 아무리 달려도 심장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남들은 빠르다고 하는 속도인 1km당 5분 40초 페이스로 달려도 상대방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건강해졌지만, 아직 약은 먹고 있다”고 했다. 20년이 넘은 지금도 소량의 아스피린과 고지혈증약을 매일 복용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주치의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원 전무는 2022년 1월 말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달리기 일지를 썼다. 달리면서 느낀 단상도 적었다. 매일 10km를 달렸다. 그해 3000km를 넘게 달렸다. 그 단상을 2023년 초 ‘끔찍해서 오늘도 달립니다’란 책으로 엮었다. 다음은 책의 한 소절이다.

강박에서 벗어난 뒤 달리기는 더 즐거워졌다. 그래도 달리기는 도전이다. 원 전무의 현재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8월 말 세계 최고 권위의 트레일런 대회인 UTMB(울트라트레일몽블랑) 완주다. 이미 출전권을 확보했다. 매일 아침 10km씩 달리는데, 주 2회는 분당 중앙공원에서 언덕 훈련을 하고, 주말에는 20~30km 긴 거리를 달린다. 근력 운동도 병행한다. 달리기한 뒤 집에서 풀업과 팔굽혀펴기 등 상체 운동을 30분 한다. 하체 스쾃, 런지 등도 꾸준히 한다. “주로 달리다 보니 상·하체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했다.

”달리면서 도전은 일상이 됐어요. UTMB와 보스턴 다녀오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기겠죠. 이렇게 도전하면서 사는 삶이 정말 즐겁고 행복합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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