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석이 들어찬 뤼미에르 대극장. 칸 경쟁 부문 월드 프리미어.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 영화 <호프>의 첫 상영이 끝난 다음 날, 나홍진 감독은 그 시간을 “테크니컬 리허설”이라고 말했다.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되물었다.
“편집도 손볼까 말까 고민 중인데, 조언해 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실제로 <호프>는 공개 직전까지 후반 작업이 이어졌다. 감독에 따르면 월드 프리미어 불과 4일 전까지도 수정이 계속됐고, 인터뷰가 진행되던 당일에도 “사운드, 비주얼 모든 파트가 전쟁 중”이었다. 그는 이번 칸 상영을 “테크니컬 리허설”이라고 표현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여전히 진화 중인 영화예요.”
그는 당시 전 세계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고도 전했다.
“온 세상이 다 부인하고 있는데 엄청난 폭력이 세상을 뒤덮을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전쟁이 벌어질 것 같고, 실제로 임박한 것 같고.”
이어 주인공 범석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범석은 공포 앞에서 흔들리고, 도망가고 싶어 하며, 확신 없이 움직이는 인물이다. 나홍진 감독은 그 모습이 인간의 실제 모습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 친구가 용감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죠. 인간은 원래 그렇다고 생각해요. 투박해 보이고, 상해 보이고, 영악해 보이기도 하고. 그런 게 그냥 인간 같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제목인 <호프>에 대한 설명에서는 감독이 영화 전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드러났다. 그는 이 영화를 “희망들의 충돌”에 대한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입장을 다 살펴보면 누구도 악의가 없어요. 다 이해가 돼요. 그런데 서로의 희망이 충돌하는 거죠.”
칸 경쟁 부문 초청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곡성> 이후 약 10년 만의 경쟁 진출이다.
“리스트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뻤어요. 프리미어를 처음 해보니까 이렇게 떨리는지도 몰랐고요. 정말 영광스러웠어요.”
10년의 공백 끝에 칸으로 돌아온 나홍진 감독. <호프>는 <추격자>, <황해>, <곡성>에 이어 그의 네 번째 칸 초청작이자, 처음으로 월드 프리미어를 칸에서 치른 영화다.
칸=김은진 아르떼 객원기자

1 week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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