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난 허덕이는 EU, 북극 석유·가스 개발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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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북극의 석유 및 가스 신규 시추 금지 방침을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극 자원 개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난 허덕이는 EU, 북극 석유·가스 개발 나서나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북극 내 유전 개발을 허용해 에너지 공급망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U는 환경 보호를 이유로 북극에 대한 신규 자원 개발을 국제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2021년부터 추진해 왔다. EU 관계자는 “올해 가을 이뤄질 EU의 북극 정책 검토에 이 같은 대전환이 포함될 수 있다”며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EU가 정책 전환에 나선 것은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불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미·이란 전쟁이 겹치면서 유럽 국가들은 원유와 천연가스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지질조사소(USGS)에 따르면 북극에는 세계 석유 매장량의 15%(900억 배럴), 천연가스 매장량의 30%(1670조㎥)가 묻혀 있다. EU가 북극에서 에너지를 조달할 경우 보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호르무즈해협이나 노르트스트림(러시아~독일 천연가스 수송 파이프) 등과 비교해 국제 정세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당장 EU는 북극해의 일부인 바렌츠해를 주목하고 있다. 노르웨이 북쪽의 바렌츠해에서는 석유 및 가스 개발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북극의 범위를 현재보다 좁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북극 보호’의 명분은 유지하면서 바렌츠해에서 에너지 개발을 늘리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를 통해 EU가 2050년까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컨설팅 업체 리스타드에너지 분석에 따르면 올해부터 2050년까지 22억5000만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생산될 것으로 추산된다.

북극이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중요한 지역이라는 이유로 EU 내 개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낮은 온도의 바닷물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다, 북극해의 식물성 플랑크톤도 대기 중 탄소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이 적극적인 북극 자원 개발에 뛰어들면서 EU의 노력은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 북극 에너지에 대한 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한 이유 중 하나다. FT가 확보한 문서에서 EU는 “신규 시추 금지에 대해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 진전이 없다”고 인정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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