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애인이 사회복지사의 유심한 관찰로 암 말기 상태를 알게 된 이후 항암치료를 거쳐 간 수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장애인의 날을 맞아 부산에서 한 사회복지사가 복지관에 오는 지적장애인의 질병을 얼굴빛으로 알아차린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 부산진구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7년 차 사회복지사 장경숙 씨(45)는 평소처럼 윤애향 씨(54)를 보살폈다. 중증 지적장애인인 윤씨는 지적 능력이 5세 수준으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주간활동서비스를 이용한다. 80대인 모친이 일할 동안 윤씨는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견학을 비롯해 음악, 운동 배우기 등 여러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평소와 달리 장씨는 윤씨의 얼굴에서 황달 증세를 발견했다. 장씨는 며칠째 노란 얼굴빛이 계속되자 윤씨의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려 병원에 가도록 했다. 검진 결과 윤씨는 담도암 말기 상태였다.
장씨는 "병원에 갔을 당시 췌장과 뼈에도 암이 전이된 데다 치료할 수 있는 의사도 없어 병원에서 수술을 권하지 않았다"며 "간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입원하고 항암 치료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돌이켜보니 어느 순간 딸이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며 "나이가 있으시다 보니 쉽게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관의 도움으로 꾸준히 병원 치료를 받던 윤씨는 지난달 기쁜 소식을 들었다. 의료진이 기적이라 표현할 만큼 간 수치가 크게 떨어졌고 암의 크기 역시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상태가 호전됐다. 현재 윤씨는 통원 치료를 받는 동시에 장애인복지관을 꾸준히 다니며 회복 중이다.
장씨는 "복지관에 오는 장애인 이용자들의 마음이 편하도록 '무엇이든 이용자에게 물어보자'며 동료들과 매일 이야기한다"며 "사회복지사로서 이용자가 원하는 하루를 그려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