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X와의 안전 이별’
인생 파괴하는 나르시시스트 애인
변호사가 알려주는 가해자 탈출법
겉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파트너, 매력적이고 유능한 직장 동료, 혹은 세상에서 나를 가장 아껴주는 듯했던 연인.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와의 관계가 나를 지옥으로 밀어 넣고 있다면, 상대가 나르시시스트(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신간 ‘X와의 안전 이별’은 자신을 갉아먹는 해로운 관계로부터 어떻게 현실적으로 탈출하고 승리할 것인가를 다룬 실전 전략서다.
저자인 레베카 정은 20여 년 경력의 미국 가정법 전문 변호사다. 그는 나르시시스트 사업 파트너에게 호되게 당한 개인적 경험을 계기로 이들의 생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이혼과 양육권 분쟁을 해결하며 저자는 나르시시스트에게 일반적인 상식과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린다. 저자는 그들을 가리켜 “몸만 자란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정의한다.
나르시시스트는 겉으로는 자신감이 넘치지만, 내면은 지독한 결핍으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해 타인의 칭찬과 에너지를 갈취하는 자기애적 공급에 집착한다. 특히 누군가를 괴롭히며 얻는 우월감 역시 그들에게는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이다. 그렇기에 이들과의 관계에서 적당한 타협이나 진심 어린 사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상대가 무너지는 모습에서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기보다 상황을 진흙탕으로 끌고 가기 일쑤다.
책은 미국정신건강의학회(DSM)의 9가지 진단 기준을 제시하며 독자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게 돕는다. 9가지 기준에는 과장된 자기도취와 허풍, 권력·미모·무한한 성공에 대한 집착, 특별 대우를 원하는 특권의식, 특별 대우받지 않으면 폭발하는 분노, 끊임없는 칭찬과 찬사에 대한 욕구 등이 있다. 거리낌없이 타인을 도구로 이용하는 태도, 공감 능력의 부재, 자신의 질투를 타인의 질투로 투사하는 태도, 타인을 깎아내리는 오만함도 포함된다. 이 중 5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이미 나르시시스트일 가능성이 높다.
저자가 제안하는 해결책은 ‘안전이별’ 4단계 공식이다. ‘안’은 나를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과 전략을 의미한다. ‘전’은 나르시시스트들의 약점을 파악해 전황을 뒤집을 협상 카드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이면까지 꿰뚫어 그들의 행동 패턴을 미리 예측하고 대처하는 능력이다. ‘별’은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상대가 별것 아닌 존재임을 깨닫고 온전한 나로 회복하는 단계다.
저자는 변호사 특유의 냉철한 시각으로 법률적 조언과 협상 기술을 결합해, 피해자가 아닌 승리자로서 관계를 종료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일러준다. 저자는 “이 싸움은 당신의 강인함을 가늠하는 시험이며, 여기서 이기는 법을 배우면 인생의 그 무엇도 두렵지 않게 된다”고 강조한다. 안전 이별은 타인에게 빼앗겼던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과정이다. 책은 나르시시스트로부터 상처받은 이들에게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찾는 방향을 제시해준다.
레베카 정 지음, 고영훈 옮김, 생각정거장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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