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한국 대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 무역대표부에 무역법 301조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 자동차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미 관세 15%가 부과되고 있으니 301조 관세까지 중복 부과돼서는 안된다는 게 골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40여년간 미국에서 창출한 일자리가 57만개에 달한다며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강조했다.
의견서 제출은 그룹이 큰 위기의식을 갖고 사안을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번에 미국 측에 의견서를 제출한 한국 경제단체들은 물론 정부도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제출과 함께 전세계에 공개되다보니, 구체적인 데이터나 주장을 적시했다가 다른 통상 분쟁의 여지를 줄 수 있을 거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몸을 사리지 않은 것은 그룹의 절박함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사실 미국의 301조 조사 행위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조사 목적에 더 큰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장하는 ‘과잉생산’, ‘강제노동’ 같은 의제에 무역 상대국이 실제 어떤 근거를 제시하는지보다는, 미국 연방 대법원에 의해 무력화된 상호관세를 복원하겠다는 의도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진짜 무서운 건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 그 자체다. 관행과 법리를 무력화 시켜온 패턴을 감안하면 생각지 못한 이유로 관세를 이전 수준보다 높일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우려처럼 관세를 이례적으로 중복 부과할 지도 모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동 사태와 관세를 연결지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호르무즈 파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국가에는 더 강력한 관세 보복을 한다던지 하는 극적인 방법을 통해서 말이다.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방안은 다변화와 혁신이다. 미국은 물론 특정 한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신시장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무역 상대국에게서 취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고 내어줄 수 있는 건 또 어떤 부분이 있는지 정부 안팎으로의 치열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될 수 없는 산업을 키우기 위한 혁신도 중요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지닌 한국의 조선업과 전력산업은 관세 전쟁 국면에서도 포화를 피해갔다. 한국 조선업은 미국이 한국을 파트너로 삼을 수밖에 없는 지렛대가 됐고, 미국이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한국산 고부가 전력기기는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임에도 비교적 낮은 관세가 적용됐다. 혁신을 통해 이처럼 지렛대가 될 수 있는 산업을 계속 육성하는 것이 지금 그 어느때보다 필요해진 이유다.
[강인선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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