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음…” 잦아진 대화 습관…그냥 건망증 아닐 수도 [노화설계]

2 hours ago 2

캐나다 연구진, AI 활용해 일상 대화 속 ‘치매 초기’ 단서 분석
말 속도·머뭇거림 분석했더니…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성

대화 도중 단어를 떠올리기 위해 잠시 생각에 잠긴 중장년층의 모습. 말 사이 머뭇거림과 단어 찾기 어려움이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대화 도중 단어를 떠올리기 위해 잠시 생각에 잠긴 중장년층의 모습. 말 사이 머뭇거림과 단어 찾기 어려움이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어…”, “그게 뭐더라?” 같은 말버릇이나 대화 중 잦은 머뭇거림이 단순한 건망증이 아니라 초기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는 13일(현지 시간) 캐나다 베이크레스트(Baycrest) 노인요양센터 로트만 연구소와 토론토대, 요크대 공동 연구진이 일상 대화 패턴만으로 인지 기능 저하 가능성을 예측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다양한 연령대 참가자들에게 복잡한 그림을 설명하게 한 뒤 기억력·집중력·계획 능력 등을 평가하는 표준 인지 검사를 진행했다. 이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참가자들의 음성 데이터를 분석했다.

AI는 단순히 대화 내용만 분석한 것이 아니었다. 말 사이 멈춤 시간과 빈도, “어”, “음” 같은 추임새 사용, 단어를 찾느라 머뭇거리는 패턴, 말 속도 변화 등 수백 가지 음성 특징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말하기 패턴은 참가자들의 인지 검사 결과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 수준을 예측하는 데 의미 있는 지표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집행 기능은 기억력과 집중력, 계획 능력, 유연한 사고 등을 담당하는 핵심 인지 기능으로, 치매 초기 단계에서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영역 중 하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2025년 발표된 ‘말하는 속도와 인지 건강의 상관관계’ 연구를 한층 확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연구에서는 말하는 속도가 빠를수록 인지 기능 유지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 “말의 타이밍은 뇌 건강 보여주는 지표”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제드 멜처(Jed Meltzer) 박사는 “말의 타이밍은 단순한 말투 문제가 아니라 뇌 건강을 보여주는 민감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자연스러운 대화 분석이 기존 치매 검사보다 반복 측정에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인지 기능 검사는 검사 시간이 길고, 반복할 경우 문제 유형에 익숙해지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상 대화는 스마트폰 녹음이나 음성 기록만으로도 비교적 쉽게 반복 확인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앞으로 AI가 사람들의 평소 말하기 습관과 대화 패턴을 분석해 병원뿐 아니라 집에서도 인지 기능 변화를 살펴보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일상 대화 속 작은 변화”…치매 조기 발견 가능성 주목

치매는 뇌 기능이 점진적으로 퇴행하는 질환인 만큼, 최근에는 증상이 본격화되기 전 초기 변화를 보다 빠르게 포착하려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기억력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이전에도 말하기 속도나 단어를 찾는 과정에서 미세한 변화가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연구들이 늘고 있다.

멜처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집이나 클리닉에서 인지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일상 대화 속 말하기 패턴만으로도 인지 저하 위험 신호를 보다 조기에 포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AI 기반 음성 분석 기술이 기존 인지 검사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향후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질병 초기 신호를 보다 정교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음성 분석 기술을 다른 건강 지표와 결합하면 인지 기능 저하 조기 발견의 정확도와 활용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언어·음성·청각 연구 저널(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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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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