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2', 연시은 웃게 하려 시작..박지훈 대견하고 고마워"[★FULL인터뷰]

'약한영웅 Class 2'가 더 강렬하게 돌아왔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2'의 유수민 감독, 한준희 기획 총괄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약한영웅 Class 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이 다시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처절한 생존기이자 찬란한 성장담을 그린다.

학원물의 전형성을 탈피한 세계관에 유니크한 액션을 더해 작품의 성공을 이끈 유수민 감독과 기획총괄을 맡은 한준희 감독이 다시 의기투합해 완성도를 책임진다.

유수민 감독은 '약한영웅 Class 2'의 시작점에 대해 "사실 인간적으로 연시은(박지훈 분)을 웃게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었다. 연시은에게 미안했고, 그래서 마지막에 안수호(최현욱 분)를 만나 웃는 장면은 처음 기획을 시작할 때부터 변한 게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약한영웅 Class 2'에서는 연시은의 성장을 담아내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유 감독은 "연시은이라는 소년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인물이 있고, 친구와 적이 마구 뒤섞여있다. 거기서 오는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시즌 1은 감정 소모가 심하고, 몸에 힘을 주며 보게 되는 작품인데 시즌 2는 조금 더 가볍고,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와 연시은의 성장을 잘 매듭 짓고 싶었다"고 전했다.

유수민 감독은 연시은이라는 인물은 변했지만, 박지훈은 변하지 않았다며 "'약한영웅 Class 2' 시작할 때부터 박지훈이 연시은을 기억하고 있었고, 너무 잘 소화해줬다. 새로운 것을 얘기하기 보다는 '약한영웅 Class 1'을 찍었을 때의 기억을 많이 소환했다. 그때와 바뀐 인물이니까 변화한 지점에 대해서도 얘기했다"면서 "자세히 보면 연시은이 '약한영웅 Class 1'과는 다르게 에어팟을 끼지 않는다. 과거에는 누구의 접근도 필요 없는 외로움이었다면, 현재의 시은이는 아픔은 있지만, 속으로는 누군가 다가오길 바랄 수도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식의 숨은 장면이 많다"고 전했다.

연시은의 액션신이 많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분량이 적은 것이 맞다. '약한영웅 Class 1'의 연시은은 본인이 공격을 당하고, 불리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야 하는지 고민하며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근데 '약한영웅 Class 2'에서 연시은이 싸움을 시작하는 순간을 보면 굉장히 감정적이다. 전략을 세울 시간도 없이 본인의 마음과 몸이 먼저 움직여서 싸움을 시작하기 때문에 브레인 액션, 지형 지물 액션이 조금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 싸우는 이유가 달라져서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준희 감독은 '약한영웅 Class 2'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패싸움 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이 노는 것처럼 보였으면 했다. 그 시기 아이들한테는 친구나 학교가 전부일 수 있다. 비 오는 날 축구 경기하는 것처럼 찍자는 얘기를 했다"며 "아이들은 에너지가 들끓고 있고, 그 에너지를 분출하고, 비를 통해 씻겨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연시은이 너클을 끼고 나백진(배나라 분)과 싸운 데 대해서는 "시은이는 나백진이라는 강한 상대를 꼭 이겨야 한다. 정당한 대결로 바라보기 보다는 박후민도 마찬가지로, 나백진이 쓰러지는 모습을 봐야 했다고 생각한다.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든 끝내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지훈은 보면서 '대단하다', '훌륭하다'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연기를 잘한다는 정의가 여러가지다. 박지훈은 사실 가장 어려운 영역인 보는 사람을 설득시키는 힘이 강한 배우다. 아우라가 큰 강점이고, '약한영웅 Class 2'에서는 그런 게 깊어지지 않았나 싶다. 묵묵하게 중심을 잘 잡아가면서 힘든 내색 한 번 없이 하는 게 어른스러운 것 같다"면서 "안쓰럽기도 하고, 최근에는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한다. 저 또한 4년 가까이 이 세계에 살면서 고통스러웠는데 지훈 배우는 저와 다른 영역에서 그 고통이나 힘듦을 안고 지냈고, 어쨌든 그걸 무사히 마친 게 대견하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한준희 감독은 연시은 역에 박지훈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쇼트케이크 김명진 대표의 추천이었다. 박지훈이 데뷔한 '프로듀스 101'을 다 봤는데 폭발적인 에너지가 있다.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도 봤는데 그 작품이 재밌다. 어떻게 보면 이상한 캐릭터인데 같은 사람이라고 안 보이게끔 만드는 힘이 있더라"라며 "아이돌이라는 직업은 굉장한 엔터테이너다. 감정을 자유자재로 쓰기도 하고, 숨기기도 하는 직업이다. 연시은도 감정을 숨기기도, 폭발시켜야 하는 지점도 있어서 외형적인 부분을 떠나서 충분히 해볼 만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수민 감독 또한 "저도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을 봤는데 번지점프 하기 전에 정면 클로즈업 장면이 있다. 거기서 내뿜는 에너지가 대단했고, 연시은의 얼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는 캐스팅 전에 나무위키나 유튜브도 많이 찾아보는 편이다. 인상 깊었던 게 '프로듀스 101' 당시 카메라에 잡히기 위해 계속 윙크를 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걸 보고 '이 사람은 자기 운명을 바꿔버리는 사람이네? 대단하다'라고 느꼈다. 뭘 해도 할 사람이라는 생각에 함께 작업하면 든든하겠더라. 뭔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박지훈을 제외한 캐릭터는 '약한영웅 Class 2'에서 처음 등장한다. 최현욱, 홍경 등 배우들이 전 시즌에서 워낙 임팩트 강한 활약을 보여준 탓에 캐스팅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터. 유수민 감독은 "모든 배우들이 결과적으로 각자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해 준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준희 감독은 "연시은과 박후민, 박후민과 나백진의 관계성도 결과물을 봤을 때는 서사가 부족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근데 시청자들이 상상하고, 채워주는 면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인물에 대해 설명을 하면 할수록 좋은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여백을 좀 두자는 결론을 내렸다. 상상을 덧붙여서 보고, 고민하시면 더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하는 접근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