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개미' 돈쭐에 100% 폭등, 호남 반도체 들썩…하락장 휩쓴 테마주

3 hours ago 4

코스피 7.6% 빠질 때 한성기업 100%↑…‘미담·호남 반도체’ 테마주 들썩
한성기업 일주일 새 두 배…금호전기·금호건설도 70%대 급등
호남 반도체 기대에 지역 연고주로 매수세…시장경보 잇따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 가치 부각…매각 현실화까지는 시간
과거 광통신 테마주 고점 대비 70~80%↓…...

  • 등록 2026-07-12 오전 11:22:33

    수정 2026-07-12 오전 11:40:07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주 국내 증시가 하락한 가운데 실적이나 수주보다 온라인 미담과 지역 개발 기대감을 앞세운 테마주가 급등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지역 연고주로 매수세가 몰렸고, 온라인 미담으로 주목받은 한성기업은 불과 일주일 만에 주가가 두 배로 뛰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7월 6~10일) 한성기업(003680)은 100.00% 올라 전체 종목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 3일 4230원이던 주가는 10일 8460원으로 정확히 두 배가 됐다.

한성기업 크래미 (사진=한성기업)
한성기업 크래미 (사진=한성기업)

수산물 가공식품 업체인 한성기업은 강화된 상장 유지 요건에 따라 시가총액 기준 미달 우려가 불거진 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응원 여론이 확산했다.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를 열어왔다는 미담까지 알려지면서 이른바 ‘응원 투자’ 성격의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신규 실적이나 수주, 공시는 나오지 않았다.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소식에 지역 연고 종목도 일제히 뛰었다. 금호전기(001210)는 한 주간 79.62%, 금호건설(002990)은 77.05% 올라 수익률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광주 소재 콘크리트 업체 서산(079650)은 72.49%, 금호타이어(073240)는 64.56% 상승했다. 금호건설우(002995)와 광주신세계(037710)도 각각 34.80%, 28.02%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57%, 코스닥지수가 3.57%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거래도 크게 늘었다. 금호건설의 주간 거래대금은 1조 5218억원에 달했고, 금호타이어와 금호전기도 각각 6092억원, 4334억원어치가 거래됐다.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광주 군 공항 부지를 결정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인근에 사업장이나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들이 수혜주로 묶였다. 특히 시가총액이 비교적 작은 종목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제한적인 자금 유입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였다.

주가 과열에 시장경보도 잇따랐다. 한국거래소는 금호건설과 금호건설우를 투자주의·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고 추가 상승 시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금호건설우는 투자경고종목 지정 이후에도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2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의 매수도 집중됐다. 개인은 지난주 금호타이어를 348억5000만원 순매수해 전체 개별 종목 가운데 순매수 8위에 올렸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같은 기간 각각 145억 9000만원, 159억 6000만원 순매도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금호타이어의 경우 지역 연고 외에도 광주공장 부지의 자산가치가 주가 상승 재료로 부각됐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론되는 광주지역 대규모 대기업 투자 유치가 “광주공장 최종 이전을 가속화시킬 변수”라고 분석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광주공장 부지는 약 1조원으로 평가됐지만, 이전 비용을 제외한 실질 가치가 2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그러나 현재는 이전 비용 산정이 상당 부분 이뤄진 만큼 광주공장 부지 가치만으로도 금호타이어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부지 매각이 단기간에 현실화하기는 어렵다. 다올투자증권은 광주공장 물량을 넘겨받을 함평공장이 2028년을 기점으로 연간 약 530만본 규모의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함평공장의 생산능력이 확대되고 광주공장 잔존 물량의 이전이 본격화해야 부지 활용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광주공항 부지가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인근 광주공장 부지 가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임 연구원은 “투자 내용이 구체화될 경우 부지 가치 상승과 매각 속도 개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호타이어는 부지 매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같은 호남권 연고주라도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남화산업(111710)과 남화토건(091590)은 지난주 각각 7.71%, 6.21% 하락했고 보해양조(000890)도 1.69% 내렸다. 지역 연고만으로 모든 종목이 일제히 상승한 것은 아닌 셈이다.

과거 테마주가 단기간 급등한 뒤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3~4월 인공지능 인프라 수혜주로 부각됐던 이노인스트루먼트(215790)는 한때 5080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10일 939원으로 밀리며 고점 대비 80% 넘게 하락했다. 광전자(017900)와 기가레인(049080), 빛과전자(069540) 등도 현재 주가가 고점보다 70~80%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투자 규모와 발주 방식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만큼 지역 연고가 실제 매출과 수주로 이어질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증권가 조언이다. 금호타이어처럼 자산가치 재평가 요인이 있는 종목도 있지만, 기대감만으로 단기간 급등한 종목은 사업이 지연되거나 계획이 축소될 경우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