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날 막막" "장 어디서" 한숨 가득한 홈플러스[르포]

3 hours ago 2

[이데일리 김지우 경계영 기자]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지난 3일 오후 6시께 서울 성북구에 있는 홈플러스 점포, 평소엔 저녁 준비를 위해 장보려는 고객이 몰리는 시간대였지만 널찍한 매장은 한산했다.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던 장소엔 반소매 티셔츠와 철에 맞지 않는 두꺼운 가디건 등 의류가 놓였다. 한 직원은 “본사로부터 들은 게 없다”며 말을 극도로 아꼈다.

같은날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점포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직원들은 진열대에 품절된 재고 대신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대신 놓고 있었다. 근무하던 직원은 “15년을 일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월급과 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 3일 서울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사진=이영훈 기자)
지난 3일 서울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사진=이영훈 기자)

홈플러스를 찾은 고객은 법원의 결정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70대인 한 고객은 “인터넷으로 장보기도 어렵고 이 근처에 장 볼 데가 마땅찮다”며 “홈플러스가 없어지면 안 된다”고 걱정했다.

강서점 인근에 거주하는 권모(50)씨는 “홈플러스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매일 홈플러스에 온다”며 “직원들을 응원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가량이 지난 만큼 고객 상당수는 홈플러스 포인트나 상품권을 소진한 모습이었다. 계산 업무를 맡는 한 직원은 “최근 고객이 대체로 포인트를 적립하기보다 사용했다”며 “상황이 어수선하다보니 우리도 고객에게 포인트를 쓰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고객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직원은 “이미 6개월 새 상황이 어렵다는 게 알려져 많은 고객이 상품권을 쓰러 왔다”며 “오늘 회생절차 폐지 소식에 상품권을 아예 환불 받으러 온 고객도 꽤 됐다”고 설명했다.

가양점이 폐점돼 강서점을 찾아왔다는 60대 고객은 “직원은 포인트를 사용하라고 했지만 살 만한 물건이 없어 그냥 돌아간다”고 토로했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40대 김모씨는 “10만포인트를 오늘 다 소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 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긴급운영자금(DIP)을 조달하지 못한 홈플러스에 대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즉시항고 기간인 14일 내 자금 조달에 성공한다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취소될 수 있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 “MBK와 메리츠금융은 즉각 자금을 투입하고 정부는 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생존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소속 마트산업노동조합도 입장문에서 “14일 안에 공적 자금 투입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긴급조치를 통해 홈플러스 회생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요거트가 있던 진열대엔 자체브랜드(PB) 음료가 놓여있다. (사진=경계영 기자)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요거트가 있던 진열대엔 자체브랜드(PB) 음료가 놓여있다. (사진=경계영 기자)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