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미들마켓(중견·중소 기업 대상) 인수합병(M&A)은 자금 조달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성장 잠재력은 더 크다고 평가된다. 국내는 물론 M&A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에서도 각광받는 분야다. 우량하면서도 기업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은 중견 기업을 인수해 동종업계 시너지를 노리는 한편 신사업 진출을 꾀하는 케이스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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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
국내 미들마켓 M&A의 성공 사례로는 컴투스홀딩스(옛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가 꼽힌다. 2011년 설립된 게임빌은 피처폰용 모바일 게임 개발에 주력하며 2009년 코스닥 상장으로 자금 수혈에 성공했지만, 게임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과 추가적인 성장 압박에 M&A로 눈을 돌렸다.
당시 게임빌의 눈에 들어온 건 게임빌과 함께 모바일 게임 시장 ‘양강’으로 불리던 컴투스였다. 결국 게임빌은 2013년 컴투스 창업주 이영일 씨와 특수관계인 지분 21.37%를 총액 7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게임빌은 2021년 사명을 컴투스홀딩스로 바꾸며 20여년간 이어 온 게임빌 대신 컴투스로 탈바꿈하며 브랜드 통합을 이뤄냈다.
게임빌에 안긴 컴투스 역시 공격적인 M&A로 사세를 키워갔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컴투스가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게임·콘텐츠 관련 회사는 △위지윅스튜디오 △아웃오브더파크디벨롭먼츠(OOTP) △올엠 △미디어캔 △데이세븐 △노바코어 등 12곳에 달한다. 이 기간 컴투스가 집행한 투자 금액은 1461억원에 달한다.
동종업계 시너지 노리는 대명소노·한화호텔 대명소노-티웨이항공, 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인수 역시 동종업계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대명소노그룹의 항공업 확장은 주력 사업인 숙박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 10월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로부터 에어프레미아 지분 일부를 인수해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에도 오른 바 있다.
티웨이항공 인수는 대명소노그룹 창업주인 고(故) 서홍성 회장의 아들인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주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준혁 회장은 과거 2011년 대명소노시즌(옛 대명엔터프라이즈) 대표 재직 당시 티웨이인수를 추진했으나 가격 이견으로 최종 인수엔 실패했다. 이번 티웨이항공 인수에 마침표를 찍어 글로벌 시장 확대와 시너지 창출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역시 아워홈 인수로 단순한 급식사업 진출을 넘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급식 2위업체인 아워홈은 국내 8곳의 자체 생산 공장과 14곳의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단체급식 외에도 식자재 유통 등 인프라성 자산으로의 가치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호텔은 아워홈의 유통망을 활용해 비용 절감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선 부사장이 집중하고 있는 로봇과 인공지능(AI), 식품을 결합한 ‘푸드테크’ 사업 역시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요람부터 무덤까지…사업 다각화 나선 웅진
웅진의 상조업 1위 프리드라이프 인수는 사업 다각화의 사례로 꼽힌다. 출산율 저하와 학력인구 감소로 웅진의 주력 사업인 교육 분야 미래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상조업 진출로 신성장 동력을 삼겠다는 계획이다. 말 그대로 요람부터 무덤까지 생애 전주기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도다.
현재 웅진은 기존에 영위 중인 △교육 △정보기술(IT) △레저 등 계열사 제품에 상조 서비스를 활용한 새로운 결합 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가 보유한 선수금도 가치가 크다. 프리드라이프의 지난해 3월말 기준 부금선수금은 2조2964억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웅진 관계자는 “웅진씽크빅(095720)과 프리드라이프가 각각 보유한 교육과 상조 업계 최대 영업 인력과 전국 판매 네트워크가 합쳐져 국내 최대 방문 판매 조직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