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으로 쇼핑 키웠나"…네이버 '자사 밀어주기' 다시 법정 한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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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본사 전경./한경 DB

네이버 본사 전경./한경 DB

네이버 검색 알고리즘이 자사 쇼핑 상품을 우대했는지를 둘러싼 공방이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불붙었다. 쟁점은 단순한 '자사 우대' 여부를 넘어, 해당 행위가 실제 시장 경쟁을 제한했는지에 대한 정량적 입증으로 좁혀진 모습이다.

서울고등법원은 30일 공정거래위원회와 네이버 간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 1차 변론을 열고 양측 주장을 들었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2020년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해 스마트스토어 등 자사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고 경쟁사 상품을 불리하게 취급했다며 과징금 약 267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네이버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1심(서울고법)은 네이버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자사 서비스 노출 자체만으로는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고, 경쟁사업자 배제나 소비자 후생 감소 등 실질적인 경쟁 제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시장점유율 상승 역시 네이버페이 도입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단 기준을 문제 삼아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자사 우대는 '차별 취급'에 해당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명시하면서, 경쟁 제한 효과와 인과관계에 대한 심리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사건의 판단 틀 자체를 다시 설정한 것이다.

이날 파기환송심에서 공정위는 "대법원이 요구한 것은 결국 인과관계에 대한 보완 심리"라며 경제분석 자료를 통해 알고리즘 조정이 시장점유율 상승에 미친 영향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네이버페이 등 외부 요인을 제거한 상태에서 '알고리즘 자체의 영향력'을 분리해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정위는 내부 자료를 근거로 "검색이 쇼핑을 지원해야 한다는 명확한 경쟁 제한 의도가 존재했다"며 "품질이나 가격이 아니라 자사 거래 여부만으로 검색 순위를 올린 것은 효율성 증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색 순위가 소비자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해당 행위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하는 '위계'에도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네이버 측은 "공정위가 제출한 자료는 기존 주장 반복에 불과하고 새로운 증거는 없다"며 조속한 변론 종결을 요구했다. 특히 공정위의 경제분석에 대해 "전제와 가정 자체에 오류가 있어 증거 가치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알고리즘 변경 역시 경쟁 제한 목적이 아니라 서비스 품질 개선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추가 자료 제출을 허용하고, 양측이 경제분석 결과를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사건의 핵심이 법리 다툼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경쟁 제한 효과 입증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소송은 플랫폼 사업자의 '자사 우대'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가르는 기준을 제시할 판례로 주목된다. 향후 재판에서는 알고리즘 조정이 실제 경쟁사업자에 미친 영향과 시장지배력 강화와의 인과관계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음 변론기일은 6월 18일 로 지정됐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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