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프로 17년 만에' 안경 착용→2타석 만에 홈런 폭발! "이 상태라면 공 보는 게 힘들다 해서..." [부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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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안치홍이 17일 사직 롯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베테랑 안치홍(35·한화 이글스)이 달라졌다. 프로 17년 만에 처음으로 안경을 끼고 경기에 나섰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안치홍은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팀의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격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물러난 안치홍은 다음 타석에서 장쾌한 홈런포를 터트렸다. 3회 이도윤의 안타와 이원석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3루 상황에서 그는 롯데 선발 터커 데이비슨의 높게 들어온 포크볼을 공략했다.

이 타구는 멀리 날아가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개인 1호 아치였다. 안치홍은 지난해 9월 22일 이후 첫 홈런을 기록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역시 롯데와 게임이었다.

이날 안치홍은 4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안타는 하나뿐이었지만,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결정적인 결승타였다. 안치홍의 홈런과 와이스의 8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한화는 6-0으로 승리, 5연승을 달리는 동시에 선두 자리를 지켰다.

안치홍은 이날 외모에서도 달라졌다. 전날까지 프로 통산 17시즌, 1780경기를 나오는 동안 끼지 않았던 안경을 착용한 것이다. 그는 왜 이런 변신을 하게 된 걸까.

한화 안치홍이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3회 선제 3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안치홍은 "원래 눈이 많이 안 좋았다. 계속 안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제(16일) 쉬는 날이라 검진을 했었다. 점점 더 안 좋아질 거고, 이 상태라면 공 보는 것도 힘들 수도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상생활 때는 많이 쓴다. 그래서 그걸 그냥 시합 때 쓰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콘택트렌즈를 낄 수도 있었지만, 본인과는 맞지 않았다. 안치홍은 "20대 중후반에 렌즈를 썼는데 경기 중간에 빠져나오고 해서 포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적응에 대한 걱정도 됐지만, 안치홍은 "생각보다는 할 만했다. 그래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계속 쓰고 해볼 생각이다"라고 얘기했다.

안치홍은 본인처럼 커리어 도중 안경을 착용한 채은성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그는 "이질감이 없게 하려고 잘 때 빼고는 항상 끼고 있었다더라"며 "그래서 나도 이제 낮에도 계속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까지 안치홍은 32경기에 출전, 타율 0.160(94타수 15안타), 0홈런 7타점, OPS 0.391에 그쳤다. 부상을 당한 후 돌아왔지만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14일과 15일 열린 LG 트윈스와 2연전(1경기 우천 취소)에서 연이틀 멀티히트를 치며 9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노시환과 함께 안치홍을 언급하며 "그게 팀한테 가장 바라던 것이다"라고 기뻐했다.

안치홍은 "우리 팀원들이 고맙게도 항상 내가 잘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항상 안 좋을 때도 안타 하나 쳤을 때 축제 분위기처럼 만들어줬다. 그런 부분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이어 "몇 경기 잘 맞았다고 해도 아직 갈 길이 멀어서 그냥 매 경기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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