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캐스터 고 오요안나 /사진=인스타그램 |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가 기상 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와 관련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언급했다.
안철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BC는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사건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에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씨가 오랫동안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고, 유족이 가해자인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라며 "가족을 떠나보내고 설을 맞는 유족의 심정을 떠올리니 마음이 아프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추모했다.
앞서 MBC 측은 고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 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라며 "고인이 당시 회사에 공식적으로 고충(직장 내 괴롭힘 등)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 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를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더불어 "동시에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철수는 이에 대해 "고인의 직장이었던 MBC의 태도는 실망스럽습니다. 고인의 죽음 이후 벌써 4개월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사나 조치가 없었던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고인이 회사 당국에 신고한 적이 없어서 조치할 수 없었다는 주장 또한 무책임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을 MBC 흔들기라며 언론 탄압처럼 호도하는 것은 고인을 모독하고 유족에게 상처를 주는 2차 가해"라며 "MBC는 이번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사건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고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돌연 세상을 떠났다.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알려졌으며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이하 안철수 글 전문
<MBC는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사건에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명절에 안타까운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작년 9월에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씨가 오랫동안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고, 유족이 가해자인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한다는 소식입니다.
가족을 떠나보내고 설을 맞는 유족의 심정을 떠올리니 마음이 아픕니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해 있습니다. 방송사 비정규직 10명 중 7명이 괴롭힘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니 참으로 심각합니다. 방송사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경험과 고충은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특히 사회적 약자나 비정규직의 경우 피해는 더욱 큽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삶의 터전인 직장을 지옥으로 만드는 사회악이기에 반드시 추방해야 합니다.
그러나 고인의 직장이었던 MBC의 태도는 실망스럽습니다. 고인의 죽음 이후 벌써 4개월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사나 조치가 없었던 것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고인이 회사 당국에 신고한 적이 없어서 조치할 수 없었다는 주장 또한 무책임합니다.
약자인 프리랜서 근로자가 회사에 신고하는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미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을 MBC 흔들기라며 언론 탄압처럼 호도하는 것은 고인을 모독하고 유족에게 상처를 주는 2차 가해입니다. 뉴스를 통해 수없이 직장 내 괴롭힘을 비판해 온 MBC가 스스로에 대해서는 진영논리로 책임을 회피한다면 전형적인 '내로남불'에 해당할 것입니다.
MBC는 이번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사건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