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미공개 유묵 ‘녹죽’ 日서 돌아온다

4 hours ago 2

사형집행 앞 ‘지조-절개’ 상징 글
LS그룹 구혜정 여사, 경매 낙찰받아
“많은 분들이 보게 박물관에 기탁”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차녀 구혜정 여사가 경매에서 낙찰받은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綠竹·푸른 대나무)’이란 붓글씨와 함께 ‘경술년 2월 뤼순 감옥에서 대한민국 안중근이 쓰다’라는 설명이 쓰여 있다. ㈜태인 제공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차녀 구혜정 여사가 경매에서 낙찰받은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綠竹·푸른 대나무)’이란 붓글씨와 함께 ‘경술년 2월 뤼순 감옥에서 대한민국 안중근이 쓰다’라는 설명이 쓰여 있다. ㈜태인 제공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안중근 의사의 미공개 유묵(살아생전 남긴 글이나 그림)이 경매에서 낙찰돼 국내에 돌아올 수 있게 됐다.

23일 LS그룹과 ㈜태인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일본인 소장자가 출품한 안 의사의 미공개 유묵을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차녀 구혜정 여사(사진)가 9억4000만 원에 낙찰받았다. 이 유묵에는 ‘녹죽(綠竹·푸른 대나무)’이라는 붓글씨와 함께 ‘경술년 2월 뤼순 감옥에서 대한민국 안중근이 쓰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녹죽은 예로부터 구전돼 온 오언시(하나의 구절이 다섯 글자로 된 시)들을 모아 놓은 ‘추구(推句)’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안 의사가 생전 여러 유묵으로 남긴 구절로, 1910년 2월 사형 집행을 앞둔 안 의사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묵을 낙찰받은 구 여사는 “안 의사의 숭고한 뜻을 더 많은 분에게 알리고자 유묵을 낙찰받게 됐다”며 “유묵을 국립박물관 등 공공기관에 기탁해 학술 연구에 활용되도록 하고, 더 많은 시민이 안 의사의 유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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