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폭락기가 오기 전에 어떤 형태로 폭등기가 오는지 간략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더 자세한 과정을 설명해 볼까 한다.
먼저 어느 정도 오르는 것이 폭등일까. 부동산 업계에선 대개 30% 이상을 얘기한다. 하지만 ‘30%’라는 숫자는 폭등기라고 여기기 위한 최소한의 수치일 뿐이다. 일단 평균 상승률이 30%를 넘으면 개별 아파트의 경우 2배 이상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한 번 폭등하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가격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폭등기가 오면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원인을 들어 설명한다. 경기가 좋아서라고 설명하고, 금리가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택 공급이 적다고 하기도 하고 가구 수가 늘어서라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는 상승 시작기부터 폭등기 초반까지 도달하는 과정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지 결정적 요인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펀더멘털에서 벗어나는 폭등이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10여년간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며 내린 결론은 사람들의 심리 탓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집값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때부터 폭등이 찾아온다. 우선 시장이 철저히 매도자 위주로 재편된다. 이 시기에는 몇천 가구나 하는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팔고자 하는 매물이 거의 없다. 대부분 사람이 집값이 올라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팔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사고자 하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진다. 그래서 매도자가 가격을 맘대로 결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폭등기에 15억원 하던 서울 A 아파트가 있다고 가정하자. 얼마 전 시세가 이 정도였는데 갑자기 매물이 싹 사라진다. 그리고 매물이 딱 하나 어렵게 나오는데 16억원에 나온다. 매수를 생각하던 사람 중 일부는 포기하지만 어떤 사람은 과감하게 이 가격에 사겠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공인중개업소가 매도자에게 접근한다. 5000만원을 올려줄 수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팔라고 한다. 더 큰 돈을 지르겠다는 매수자가 붙은 것이다. 이렇게 며칠 만에 가격이 1억원 이상 뛰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16억5000만원에 아파트가 거래되면 이 가격이 새로운 기준점이 돼서 똑같은 과정이 도돌이표처럼 진행된다.
여기서 근원적인 질문을 하나 던지겠다. 왜 사람들이 거의 모두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하게 된 것일까. 하락 안정기를 지나 가격 상승이 진행될수록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뀌기 때문이다. 발 빠르게 투자한 사람은 대부분 이익을 내는 구간이고, 이때 주변에 소문이 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투자하고 또 수익을 낸다. 폭락 심리도 사람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지만 포모 현상(FOMO·중요한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는 심리) 탓에 상승 심리의 전염성은 그보다 훨씬 빠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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