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본에 24%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지극히 유감”이라며 반발했다. 계속해서 미국에 관세 제외를 요청하는 등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방침을 발표하면서 ‘밀월 관계’였던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언급한 점에도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방침을 내놓으며 한국과 일본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등이 (미국에) 부과한 비관세 장벽은 특히 심하다”며 “일본 내 자동차의 94%는 일본산이지만, 도요타는 외국산(미국 밖에서 만든) 자동차 100만대 이상을 미국에 팔아넘긴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런 사태를 용인하고 일을 게을리한 과거 대통령들을 탓한다”며 “그래서 심야(미 동부시간 3일 오전 0시)부터 우리는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수입 쌀 관세도 문제 삼았다. “우리의 친구인 일본은 (미국산 쌀에) 7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우리가 쌀을 팔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에게 46%(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자동차 등 특정 제품은 더 높다. 그들에게 (상호 관세를 통해) 24%의 지불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도 거론했다. 그는 “일본 총리 신조는 훌륭한 사람이었다. 불행히도 암살로 목숨을 잃었다”며 “그러나 나는 (과거에) 그에게 ‘신조, 무역에 관해 할 일이 있다. (현재 상태는) 공정하지 않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사적이며 즉시 이해했다”며 “그리고 우리는 딜을 성사시켰다”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은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방침을 비판했다. NHK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 카드로 삼아 실제로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오늘 연설로 완전히 배신당한 모양새가 됐다”고 해설했다. 이어 “이런 극단적 조치로 세계 각국 사이에서 탈미국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