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하이키(H1-KEY)가 올 여름을 뜨겁게 불태우며 '신 서머퀸' 자리를 노린다.
하이키(서이·리이나·휘서·옐)는 지난달 26일 미니 4집 '러브스트럭(Lovestruck)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여름이었다'로 컴백 활동에 돌입했다.
약 1년 만의 컴백. 하이키는 기타 사운드가 강렬한 밴드 스타일의 곡 '여름이었다'로 한층 더 시원한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여름이었다'는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뜨거웠던 순간을 여름에 빗대어 표현한 곡으로, 빠른 BPM 트랙이 특징이다.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서이는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했던 한 계절을 그려낸 앨범"이라면서 "타이틀곡 '여름이었다'는 청량하고 빠른 기타 사운드에 안무가 굉장히 힘든 곡이다. 여름 분위기가 물씬 나는 신나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를 떠올리며 "곡이 너무 빨라서 여기에 어떤 춤을 춰야 할지 고민이었다. 그간 해온 게 잔잔하고 예쁜 포인트가 있는 안무들이라 이런 고민이 가장 먼저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옐은 "이번에는 예쁨을 잠깐 놓고 우리의 청춘을 보여주자면서 연습 했다"고 덧붙였다.
제목이 과거형으로 표현된 것도 특이한 지점이다. 서이는 "뮤직비디오도 자세히 보면 여름의 한 장면만을 표현한 게 아니라, 여름의 추억을 다 같이 공유하고, 회상하는 느낌이다. 가사도 '여름이다! 신난다!'는 느낌이 아니라 여름의 한 청춘, 한 페이지의 아련함이 있다. 그래서 '여름이었다'로 결정된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휘서는 "작년, 재작년에 행사를 정말 많이 했다. 일정을 마치면 '아, 우리 오늘도 여름이었다'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녹음하려고 곡을 받아 보니 제목이 '여름이었다'였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인데?', '우리가 많이 써서 제목이 이렇게 됐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 정도로 반가운 제목"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옐은 "'여름이었다'가 작년에 유행한 밈이라더라. 이걸 말끝에 붙이면 어떤 말이든 좋아지고 예뻐진다는 의미에서 많이 썼다고 한다. 우리 노래도 올여름에 많은 분이 듣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찬란하고 아름다운 여름이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안하고 자극 없이 감기는 리듬과 멜로디의 곡을 선보여왔던 이전과 달리, 다소 역동적인 전개의 곡이라 가창과 퍼포먼스 모든 면에서 난도가 올라갔다고 멤버들은 입을 모았다.
리이나는 "노래가 난도가 있고, 춤도 지금까지 한 것 중에 가장 파워풀하고 피트도 빠르다. 안무를 코카앤버터 제트썬 선생님이 만들어줬는데, 워낙 파워풀하고 멋있는 춤을 하는 분이라 첫 수업이 정말 힘들었다. 5시간 동안 단 5분도 안 쉬고 한 적도 있다. 수업이 끝나면 아무것도 못 할 정도로 녹초가 될 정도였다. 그렇게 수업하니, 기량과 체력이 많이 올라오고, 정신력도 좋아졌다. 멤버 각자가 챌린지한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그는 녹음 당시를 떠올리면서도 "쉽지 않았다. 키 조정부터 고민이 많았다. 정말 애를 써가며 녹음했다. 연습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녹음부터 활동 준비까지 열심히 연습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조금 쉽게, 자신 있게 부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서이는 "솔직히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공백기도 조금 있었고, 이번 노래 자체가 우리에겐 챌린지라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연습량으로 부담감을 이겨냈다. 이제는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강조했다.
2022년 1월 데뷔한 하이키는 올해 데뷔 3주년을 맞았고,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들은 데뷔한 지 1년 만에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이하 '건사피장')'라는 곡이 차트에서 역주행 기적을 일으키며 일찌감치 성공을 맛봤다. 당시 위로와 용기를 주는 가사가 큰 사랑을 받았고, 이후 하이키는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면서도 '힐링돌'의 방향성은 놓치지 않았었다.
서이는 지난날들을 돌아보며 "많이 치열했다. '건사피장' 가사가 우리의 상황과 참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오랜 기간 함께 연습한 게 아니라서 그 부분에서도 노력의 연속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노력의 결과들이 눈앞에 보이니까 뿌듯하고, 동기부여도 된다"고 털어놨다.
앞으로의 3년은 어떨지 묻자 휘서는 "컴백 준비를 할 때마다 순탄했던 적이 없었다. 남은 시간이 몇십년이 되든, 그 동안 우리의 노력이 잘 보일 수 있게, 순탄하게 가고 싶다"고 답했다.
'건사피장'의 이미지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이번 '여름이었다' 또한 이러한 다짐의 일환이다. 리이나는 "이번 앨범의 노래가 사심을 담아서 너무 좋다. '여름이었다'는 듣자마자 여름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노래"라면서 "많은 분이 여름 대표곡으로 떠올리는 게 목표다. 음원차트는 언제나 1등을 바라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서머퀸'의 자리까지 노린다는 이들은 "씨스타 선배님들의 무대를 많이 봤고, '터치 마이 바디'라는 곡을 커버한 적도 있다"면서 "선배님들처럼 보자마자 '여름이다!'라고 생각이 드는 무대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리이나는 "프랜차이즈 식당과 카페에서 '여름이었다'가 들렸으면 좋겠다. 거긴 '탑 100'밖에 안 틀어준다더라"면서 "메가커피 앞에서 커피 사려고 기다릴 때 우리 노래가 나왔으면 한다"고 구체적으로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휘서는 "노래방에서 어린 친구들이 계속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