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 범벅에 맥락 파괴…360자 한 문장에 숨이 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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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번역의 그늘]②'오디세이아'에 '알빠노' 등장고전 독서 앱 ‘책도둑’ 번역 품질 논란에 서비스 종료문학 번역은 단순변환 아닌 '재창작' 등록 2026-09-09 오전 5:10:04 수정 2026-09-09 오전 5:10:04 가 가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인공지능(AI)이 출판과 번역의 문턱을 크게 낮췄지만, 빠르고 손쉬운 번역이 곧 좋은 번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AI 번역본을 들여다보면 엉성한 문장이 상당수다. 원작의 시대적 배경과 동떨어진 신조어가 등장하는가 하면, 문맥을 파악하기 어려운 문장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특히 문학 번역은 단어를 옮기는 것을 넘어 원작의 의미와 정서를 온전히 전달해야 하는 작업인 만큼 번역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미나이가 번역한 B출판사의 '오디세이아'에는 인터넷 신조어인 '머선129'가 등장한다(이미지=생성형AI).B출판사가 펴낸 ‘오디세이아’에는 번역자란에 ‘제미나이 역’이라고 적혀 있다. 책에는 고전의 배경과 어울리지 않는 인터넷 신조어가 등장한다. 페넬로페의 구혼자 안티노우스가 텔레마코스의 행방을 묻는 대목은 “머선129?(무슨 일이고?) 그는? 언제 갔습니까? 저에게 진실을 말해주십시오.”(170쪽)라고 번역됐다. 페넬로페의 꿈에 등장한 환상의 말은 “저는 그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확실하게 말하지 않을 것이고, 헛된 대화는 소용없습니다. 알빠노?(내가 알 바 아니다)”(185쪽)로 옮겼다. 작품 초반 뮤즈에게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청하는 대목에서는 “그들은 태양신 히페리온의 소들을 먹는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 즉 스스로 불러온 순전한 어리석음 때문에 멸망했기 때문입니다”(10쪽)라는 문장도 나온다. 현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의역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문체, 인물의 성격을 고려하기보다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표현을 기계적으로 끼워 넣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전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이것이 원작의 분위기인지, 번역자가 임의로 덧붙인 표현인지조차 판단하기 쉽지 않다. 지난달 말에는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동서양 고전을 제공하던 독서 앱 ‘책도둑’이 AI 번역 논란에 휩싸였다. 책도둑은 평생 이용권 1만 9800원에 고전 730권을 전자책으로 마음껏 읽을 수 있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번역문의 어색한 문장과 표현을 잇따라 발견하면서 AI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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