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사가 성과보상 체계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카카오 노조는 10일 창사 이래 처음 부분파업을 하면서 사측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성과급 산정 방식,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성과급 포함 여부가 표면적 쟁점이지만 내부에서는 보상 기준과 리더십 전반에 대한 불만이 누적돼 온 것으로 풀이된다.
보상 불만 커진 카카오…부정 언급 급증
한경닷컴이 블라인드를 통해 입수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카카오 재직자 평판 관련 게시글 중 보상에 관한 부정 언급 비중은 45.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네이버는 27.3%로 카카오가 18.4%포인트 적었다.
이는 블라인드 공개 채널 '토픽'에 올라온 재직자 평판을 블라인드 AI가 맥락 기반으로 분류한 결과다. 분석 대상은 카카오 재직자 평판 2716건, 네이버 재직자 평판 5867건이다.
카카오의 보상 관련 부정 언급은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52.6%까지 올랐다가 올해 1월 20%로 낮아졌지만 2월 26.9%, 3월 30.2%, 4월 26.5%를 거쳐 지난달 45.7%로 뛰었다. 네이버와 비교해도 부정 언급 비율이 늘었다. 네이버의 보상 관련 부정 언급은 4월엔 25.4%, 지난달 27.3%를 나타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격차는 4월만 해도 1.2%포인트까지 좁혀졌지만 지난달 18.4%포인트로 확대됐다.
리더십 관련 부정 언급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카카오 재직자의 회사 리더십 관련 부정 언급 비중은 40.9%에 달했다.
카카오 노조는 그동안 성과급 산정 기준과 성과 분배 방식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해왔다. 회사 성과가 구성원 보상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급여·복지 평점 '1.8점'
직원 평판 점수에서도 보상 관련 불만이 확인됐다. 블라인드에 남겨진 카카오 재직자 평판에서 지난달 '급여 및 복지' 항목은 5점 만점에 1.8점을 기록했다. 2022년 1월 이후 월별 기준 최저치다. 카카오 2136건, 네이버 2655건, 구글코리아 518건, 라인플러스 1086건을 분석했는데 이들 기업 중 급여 및 복지 평점이 가장 낮았다.
같은 달 네이버의 급여 및 복지 평점은 2.88점. 구글코리아는 3.5점, 라인플러스는 2.36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의 급여 및 복지 평점은 올해 들어 반등하는 듯했지만 지난달 다시 떨어졌다. 전체 평판에서도 비교 대상 기업들에 비해 떨어졌다. 지난달 카카오의 리뷰 총점은 3.33점이었다. 네이버는 3.88점, 구글코리아는 4.0점, 라인플러스는 3.36점이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보상 갈등이 카카오의 조직 쇄신 작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는 최근 인공지능(AI) 중심의 신사업 재편에 힘을 싣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부 신뢰와 직원 사기가 흔들리면 핵심 인력 유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성과급 중앙값 750만원…네이버 절반 이하
연봉 데이터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블라인드에 입력된 재직자 연봉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의 계약연봉 중앙값은 6600만원, 성과급 중앙값은 750만원이었다. 네이버의 계약연봉 중앙값은 7000만원, 성과급 중앙값은 1770만원으로 비교적 높았다.
성과급만 놓고 보면 차이는 더 컸다. 카카오 성과급 중앙값은 네이버의 42.4% 수준. 구글코리아와 비교하면 20.8%, 라인플러스와 비교하면 54.3%에 그친다. 연봉 격차보다 성과급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셈이다. 계약연봉 대비 성과급 비중도 낮았다. 카카오의 성과급 중앙값은 계약연봉 중앙값의 11.4% 수준이었다. 네이버는 25.3%, 구글코리아는 36.1%, 라인플러스는 20%다.
계약연봉과 성과급 중앙값을 단순 합산하면 카카오는 7350만원으로 추산됐다. 네이버는 8770만원, 구글코리아는 1억3610만원, 라인플러스는 8280만원이었다.
이번 연봉 분석 대상은 카카오 재직자 2127건, 네이버 2867건, 구글코리아 411건, 라인플러스 1473건이다. 단 이 수치는 블라인드에 입력된 재직자 연봉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한 중앙값으로, 실제 평균 보상액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창사 첫 파업 개시
카카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카카오 본사 차원의 파업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번 파업에는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참여했다. 노조는 오는 29일 총파업도 예고한 상태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보상 구조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3~14%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는 방안과 500만원 규모 RSU를 성과급에 포함할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RSU는 일정 기간 재직하거나 특정 성과 조건을 충족하면 회사 주식을 받을 수 있는 장기 보상 제도다. 이른바 '카카오페이 사태' 당시 불거진 '먹튀' 논란을 해소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회사는 RSU를 장기 근속과 오너십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보지만, 노조는 성과급과 합산할 경우 현금성 보상이 줄어든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협의가 길어지며 크루 여러분의 기다림 또한 길어지고 있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민성/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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