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건축가’ 가우디, 가톨릭성인 추대 첫걸음

8 hours ago 2

교황청, ‘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
가우디의 ‘영웅적 덕목’ 공식 인정
성당은 140년 넘도록 미완성 상태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사진 출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홈페이지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사진 출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홈페이지


“하느님의 종 안토니오 가우디의 영웅적 덕목을 인정한다.”

교황청은 14일(현지 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스페인 건축가 가우디(1852∼1926·사진)의 ‘영웅적 덕목’을 인정하는 법령을 발표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가우디를 성인으로 추대하는 첫 작업이라고 전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가우디는 현재도 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을 짓는 데 여생을 보내 ‘신의 건축가’로 불린다. 그가 성인으로 추대되면 예술가 가운데 보기 드물게 성인이 되는 것이다.

가우디는 1852년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타라고나주에 있는 레우스에서 태어났다. 바르셀로나에서 건축학을 공부한 뒤 1878년 학위를 받았다. 건축사가 된 지 얼마 안 돼 많은 의뢰를 받은 그는 부호 에우세비오 구엘의 지원을 받아 수많은 건축물을 남겼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건축이 시작된 이듬해인 1883년부터 40년 넘게 매달렸다. 그는 1926년 전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고, 3일 뒤 세상을 떠났다.

가우디를 성인으로 추대하는 것을 지지해 온 인사들은 1992년 시복을 추진하는 협회를 꾸린 뒤 30년 넘게 교황청에 그의 성인 추대를 요구했다. 이들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이 환상적인 첨탑과 정교한 석조물 등으로 사람들을 가톨릭으로 개종하도록 감화시킨다고 강조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여전히 건축 중이다. 이로 인해 140년 넘도록 세계에서 가장 큰 미완성 가톨릭 성당으로도 불린다. 가우디 설계의 난해함과 재정난, 내전 등으로 여러 건축가를 거치며 건축이 이어지고 있다. 2005년엔 탄생석 정면과 지하 봉안당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프란치스코 교황 직전 재임했던 베네딕토 16세(2005년 4월부터 2013년 2월 재임)는 2010년에 이 건물을 봉헌하면서 “가우디는 영혼을 하느님께 열어 도시에 아름다움, 신앙, 희망의 공간을 창조했다”며 “이 공간은 인간을 진리이자 아름다움 그 자체이신 그분과의 만남으로 인도한다”고 치하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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