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회사 아우디가 7500명을 감원한다. 아우디가 소속된 폭스바겐그룹의 신용등급이 10년 만에 강등되는 등 독일 자동차업계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우디 노사는 2029년까지 세계 각국에서 직원 약 8%를 감원하는 안에 17일(현지시간) 합의했다. 노사는 정리해고 대신 명예퇴직 등 방식으로 일자리를 줄이기로 했다. 고용안정 협약은 2033년까지 4년 연장했다. 게르노 돌너 아우디 최고경영자(CEO)는 “아우디는 더 빠르고 민첩하며 효율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우디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 줄어든 약 170만 대로 집계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중국 시장 경쟁 심화, 독일 경기 침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폭스바겐그룹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독일 직원 12만 명 중 3만5000명을 줄이고 공장 두 곳을 폐쇄한다고 작년 10월 발표했다.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도 2029년까지 39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비용 절감 노력에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폭스바겐그룹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B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무디스가 폭스바겐 신용등급을 하향한 것은 2015년 ‘디젤 게이트’ 이후 10년 만이다. 피치는 폭스바겐에 A-, S&P는 BBB+ 등급을 주고 있다.
무디스는 무역 긴장 고조, 전기차 전환에 따른 구조적 도전, 중국 내 치열한 경쟁, 소프트웨어 투자 리스크 등 네 가지를 이유로 “12~18개월간 영업실적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월 폭스바겐의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71% 감소한 4552대로 집계됐다. 폭스바겐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사 카리아드는 지난해 26억4000만달러(약 3조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카리아드의 소프트웨어는 잦은 오류, 터치스크린 먹통, 주행 오류 등으로 혹평받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