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터널 붕괴' 48시간째…궂은 날씨 속 실종자 수색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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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12일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광명시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함께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사진=연합뉴스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12일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광명시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함께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근로자 1명이 48시간째 실종되면서 소방 당국이 사흘째 구조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주말 동안 전국에 닥친 비·강풍 등 기상 악화의 영향으로 추가 붕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소방 당국은 구조 작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조 작업 재개 '아직'

13일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이날 10시부터 현재까지 사고 현장에서 유관기관과 함께 상황 판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날 저녁부터 수색 작업을 멈춘 이후 언제 재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지반 안정화 문제로 수색 재개가 어렵지 않겠냐는 현장 판단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1일 오후 3시 13분께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구역에서 지하터널과 그 상부 도로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2명이 고립·실종됐다.

이 중 20대 굴착기 기사 A씨는 사고 발생 13시간여 만인 12일 오전 4시 31분께 극적으로 구조됐다. 포스코이앤씨 소속의 50대 근로자 B씨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구조당국은 B씨가 지하 35~40m 깊이에 있는 컨테이너에 갇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위치나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악천후 속 줄어드는 '골든타임'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12일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12일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조당국은 사고 직후부터 실종자 수색 작업에 총력을 다했으나 전날 오후 8시께 강한 비바람과 구조물 추가 낙하 조짐으로 인해 수색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구조대원들이 이상한 소음을 감지하고 일부 구조물이 떨어지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면서, 안전을 우선시해 철수 결정을 내린 것이다.

광명은 전날 하루 동안 평균 약 20㎜가량 비가 내렸다. 강풍주의보도 내려진 상태다. 전날 순간 최대 풍속은 13.4㎧에 달했다. 이날도 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할 것으로 예보됐다. 예상 강수량은 5㎜ 내외다. 강풍주의보도 늦은 오후 해제될 전망이다다. 문제는 매몰 사고 피해자 골든타임은 72시간으로 알려져 있어, 수색 작업을 계속 중단된 상태로 둘 수 없다는 것이다.

소방당국은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언제든 수색에 착수할 수 있도록 인력과 크레인 등 장비도 현장에 대기하고 있다. 총 5개 구조대와 350·500톤(t)급 대형 크레인, 드론 및 회복지원버스 등이 투입돼 있다. 안전이 확보된 구간에서는 제한적인 수색 작업이 병행될 가능성도 있다.

사고 대처 더 빨랐다면

/사진=문진석 의원실 제공

/사진=문진석 의원실 제공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이미 붕괴 위험이 예견됐던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날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최초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약 17시간 전인 10일 오후 9시 50분께 ‘투아치(2arch) 터널 중앙 기둥 파손’이 확인됐다. 관련 사진에는 콘크리트 기둥 다수가 심각하게 손상된 모습이 담겨있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기둥 손상을 인지한 직후 현장 근로자 17명을 대피시키고 작업을 중단했지만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광명시에는 11일 자정이 지나서야 신고했다. 이후 같은 날 오전 7시부터 보강 공사와 안전 진단이 진행되던 중 오후에 붕괴가 발생하면서 실종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경찰은 사고 직후 사고 현장 부근 1km 구간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사고 경위 조사와 책임 규명 절차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도 전날 사고대책회의를 열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 구성에 착수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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