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臨渴掘井(임갈굴정)(임할 임·림, 목마를 갈, 팔 굴, 우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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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중국 춘추시대 안자춘추(晏子春秋) 내편잡상(內篇雜上)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노 소공(魯 昭公)이 나라를 버리고 제(齊)나라로 도망쳐 오자, 제 경공(景公)이 “그대는 나이도 어린데 어찌하여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소?”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노 소공이 “제가 어릴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였으나 나는 그들을 가까이하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간언(諫言)을 하였으나 그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안팎으로 나를 진정으로 도와주는 자는 없고 아첨하는 자들만 많았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경공은 노 소공이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공은 안영(晏嬰)에게 소공이 노나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면 현명한 군주가 되지 않겠냐고 하며 안영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안영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에 빠진 자는 수로를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고 길을 잃은 자는 길을 묻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국난을 당해서 병기를 만들고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파는 것(臨難而遽鑄兵,臨噎而遽掘井)과 같은 것이니 아무리 서두른다 한들 이미 때는 늦은 것입니다”라고 답하며 도와주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 생각거리: 설원(說苑)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나라의 월석보(越石父)가 말하길 “못난 사람은 스스로를 슬기롭게 여기고,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를 훌륭하게 여기며, 말을 교묘하게 잘하는 사람은 경솔하게 말을 하면서 남은 말을 하지 말라 한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목이 마른 뒤에 샘을 파고(渴而穿井), 환난이 닥친 뒤에 무기를 만드는 것과 같으니, 아무리 빨리해도 미치지 못한다”라고 했습니다. ‘掘(팔 굴)’을 ‘穿(뚫을 천)’으로만 바꾸어 표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