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이하 게임특위)가 게임산업계 및 이용자와의 본격적인 소통을 시작했다. 게임특위를 일시적 창구가 아닌 항구적인 소통 채널로 만들어 현장 중심의 정책 수렴을 이어나간다는 포부다.
게임특위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출범 이후 첫 공식 행사로 '게임인 속풀이 토크쇼'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초청 패널로 이창열 전 카카오게임즈 퍼블리싱사업실장, 방승호 전 서울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 남윤승 OGN 대표, 백주선 법무법인 대율 변호사, 게임마이스터고 졸업생 문강혁 씨 등이 참석했다. 플로어에도 게임업계 관계자와 창작자, 학계, 게임 이용자 단체, 일반 이용자까지 다양한 주체가 참석해 게임 정책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현장에서는 게임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경험 공유가 이뤄졌다. 방승호 전 교장은 “학생들이 게임 때문에 무너진 것이 아니라 게임이 오히려 삶의 위로가 됐다”며 학교 내 e스포츠 교육 도입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게임을 통해 생활지도 문제와 학교폭력이 줄었다”고 강조했다.
이창열 전 카카오게임즈 실장도 “게임은 더 이상 특정 세대만의 문화가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여가”라며 “K게임이라는 단어가 조롱이 아닌 자긍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플로어에서는 인디 게임 양성을 위한 지원 확대 필요성, 게임과 창작자 간 계약관계 문제,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움직임에 대한 우려 등이 제기됐다.
서상욱 프롬더레드 대표는 “대형 기업 중심의 구조 속에서도 다양한 게임이 나올 수 있도록 제도적 균형이 필요하다”며 “창작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미국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와 같은 해외 전시회에 부스 참가만이 아닌 참관에도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게임소비자협회는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대안으로 게임뿐만 아니라 모든 콘텐츠를 함께 묶어서 중독 요인을 관리하자는 '콘텐츠 이용장애' 개념을 제안했다.
이에 게임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유정 의원은 “요즘은 '과몰입'이 아니라 '저몰입'이 문제다”라며 “과몰입은 능동태지만 중독은 수동태로 게임은 능동적인 콘텐츠 소비이고 '몰입'과 '중독'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신중한 접근 필요성을 제기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정태 게임특위 부위원장(동양대 게임학부 교수)은 게임물 등급분류 제도 개선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폐지에 준하는 혁신 내지는 권한 이관이 필요하다는 게임특위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게임특위는 토론회를 비롯해 업계와 이용자로부터 수렴된 정책 제안을 대선 공약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등급분류 역시 기관 관계자와 게임 이용자를 비롯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입장이다.
황희두 게임특위 위원장은 “모든 규제를 풀 수는 없지만 시대착오적이고 차별적인 규제만큼은 반드시 개선하겠다”며 “이재명 대표가 말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김대중 전 대표의 철학처럼 게임특위도 그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