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 못 챙겨줘 미안" 김태형 감독 2번 사과하게 만든 나균안, '12전 13기' 마침내 마수걸이승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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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나균안이 11일 수원 KT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12번의 선발 등판에서 단 1승도 못 올리며 감독이 사과까지 하게 만든 나균안(27·롯데 자이언츠). 그의 시즌 첫 승은 구원승이 됐다.

롯데는 1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4-3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단독 3위 자리에 복귀했다.

이날 롯데는 선취점을 올렸으나 선발 터커 데이비슨이 4회 조대현의 1타점 적시타와 배정대의 2타점 2루타에 당하며 3실점, 역전을 허용했다. 그래도 침묵하던 공격이 8회초 만루를 만들었고, 상대 마무리 박영현에게 고승민이 밀어내기 볼넷, 빅터 레이예스가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결국 역전을 만들어냈다.

역전승에 있어 불펜의 역할이 컸다. 롯데는 6회말 1사 후 데이비슨을 내리고 나균안을 올리면서 구원진을 가동했다. 나균안은 등판 후 오윤석을 중견수 플라이, 조대현을 2루수 뜬공 처리하며 가볍게 이닝을 닫았다.

이어 7회에도 올라온 나균안은 전 타석 적시타를 터트린 배정대를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김상수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까다로운 타자 안현민을 루킹 삼진 처리한 후 장성우마저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키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타선이 3점을 내며 역전한 후 나균안은 8회말 최준용과 교체돼 임무를 마감했다. 최준용이 8회 홀드, 김원중이 9회 세이브를 따내면서 리드를 끝까지 지켰고, 나균안은 승리투수가 됐다.

이는 나균안 개인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그는 이날 전까지 시즌 12경기에 등판했으나, 승리 없이 4패만을 기록 중이었다. 마지막 승리는 지난해 9월 11일 사직 SSG전(구원승)까지 가야 했다. 평균자책점이 5.10으로 다소 높기는 했지만, 5월 초까지 3.00의 평균자책점일 때도 승리는 없었다.

이에 김태형 롯데 감독이 나균안에게 사과하는 이례적인 모습도 나왔다. 4월 20일 대구 삼성전에는 나균안이 5⅓이닝 1실점으로 내려간 후 불펜진의 난조로 동점을 허용했는데, 김 감독은 "나균안이 선발 투수로서 5이닝 이상 잘 던져줬다. 승리를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이어 5월 2일 사직 NC전에서도 6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마무리 김원중이 역전을 허용했고, 이번에도 "계속해서 승운이 안 따르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이런 얘기에 대해 나균안 본인은 오히려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셔서 오히려 내가 선발투수로 긴 이닝을 못 가져간 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내가 더 분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선발로 12번 등판해 1승을 따내지 못했던 나균안은 시즌 첫 불펜 등판에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과연 나균안은 이를 계기로 승운을 가져올 수 있을까.

롯데 나균안이 11일 수원 KT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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