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오랫동안 액셀러레이터(AC) 업을 하다 보니, 스타트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시기(깔딱고개)가 4~5년차입니다. 이 시기는 벤처캐피탈(VC)이 투자하기에는 아직 일러서, 이때 AC가 추가 자금을 지원해줘야 폐업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KAIA) 협회장은 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이 가장 힘든 4~5년차에 AC의 후속투자가 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제도상 AC는 3년 이내 기업에만 펀드의 50%를 투자하는 '주목적 투자'를 할 수 있어, 정작 손길이 필요한 기업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 |
| 전화성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
5년 이내 스타트업 폐업률 66%…"AC가 추가 지원해야"
실제 5년 이내 스타트업이 폐업할 확률은 66.2%에 달한다. 특히 어느 정도 시장에 자리 잡고 추가 자본이 필요한 스타트업들은 역량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 때문에 자금을 수혈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자동차·오토바이 주행 습관을 분석해 사고율을 예측하는 AI 기술을 보유한 A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지자체나 보험회사 도입이 가능한 기술력을 갖췄지만, 1년 매출이 아직은 3억~4억원에 그쳐 VC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전 회장은 "AI 기술은 데이터가 많아야 하는데 후속투자로 버텨야 한다"며 "AC가 한 번 더 투자하려면 비목적으로 해야 하는데, 수익을 거둬야 하는 AC 입장에서 비목적은 수익률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안전한 회수 가능한 쪽에 투자하고 있어 자금 투자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목적 투자란 해당 펀드나 AC가 설립 당시 정한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집행하는 투자를 말한다. 반면 비목적 투자는 그 본래 목적 외에 수익률·안전한 회수 등을 위해 예외적으로 집행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AC는 주목적으로 펀드의 50%를 3년 이내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비목적 투자는 관리보수를 빼면 30%대에 불과해 제한적이다. 비목적 투자는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안전한 기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추가 자본이 절실한 4~5년차 기업은 선택받기 어렵다.
전 회장은 A사에 대해 "만약 5년 내 주목적이 됐다면 지금도 생각 않고 투자할 수 있었을 회사"라며 "제도적으로 막아놨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토로했다.
![]() |
| 전화성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
3년→5년 확대 시행령, 상반기 기대
이 문제를 해결할 핵심이 창업기획자의 주목적 투자 범위를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시행령이다. 법안은 지난해 통과됐지만 세부 시행령을 기다리고 있다. 전 회장은 "상반기에 나왔으면 기대한다"며 "늦어도 2~3분기에는 나와야 한다. 그래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이 폐업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행령에는 5년 내 첫 투자뿐 아니라 3년 내 투자받은 기업에 대한 재투자도 허용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전 회장은 "5년 내 첫 투자만 되고 재투자가 안 되면 의미가 없다"며 "3년 내 투자받고 그다음 한 번 더 투자하는 것도 허용한다고 시행령에 들어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지난해 통과된 벤처스튜디오법도 시행령을 기다리고 있다. 벤처스튜디오법은 AC가 직접 창업을 기획하고 자회사를 만들어 육성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AC는 자회사를 7년간 보유할 수 있는데, KAIA는 지분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기업으로 전환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 회장은 "AC는 창업자 DNA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 기획창업에 밝다"며 "시장에 빈 곳이 있는데 아무도 창업을 안 하면 직접 할 수 있게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탈이 금융 DNA라면 AC는 창업자 DNA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회수 경로 확보를 위한 세컨더리 특례도 주목된다. 전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상장까지 평균 13년이 걸리는데 AC 펀드 수명은 7년"이라며 "벤처캐피탈이 AC가 투자한 구주를 매입할 때 주목적으로 인정하는 특례가 2030년까지 적용되는데, 이것도 시행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모태펀드 배정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전 회장은 "500개가 넘는 액셀러레이터 대비 너무 적다"며 "과거 300억원에서 올해 3000억원대를 기대하지만 더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행령 정비가 다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정부의 정책 추진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대 기술지주 출신인 목승환 대표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으로 부임한 점을 언급했다.
전 회장은 “AC의 역할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재는 많지 않다”며 “목 실장은 리벨리온과 같이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크지만, 일정 시점을 넘기면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기업을 액셀러레이터가 어떻게 버티고 투자해 다음 단계로 넘기는지에 대한 구조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점에서 올해 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4 days ago
7


![[마켓인] 창업 고수들 모인 모두의창업…멘토 면면 살펴보니](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4/PS26042001450.800x.0.png)
![[마켓인] 인도 진출 기업 자산 줄매각…투자·회수 사이클 진입](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4/PS26042001446.800x.0.png)

![[마켓인]1000억 환정산금 폭탄 현실로…제이알글로벌리츠, 비우량급 강등](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4/PS26042001327.800x.0.jpg)
![[마켓인]버틸수록 좁아진다…롯데케미칼, ‘담보 의존’의 역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4/PS26042001280.800x.0.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