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금 수출 15% 급감… 인도 소비 위축이 결정타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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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2.19 08:25 수정2025.12.19 08:25

스위스 금 수출 15% 급감… 인도 소비 위축이 결정타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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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11월 금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원인은 세계 최대 금 소비국 중 하나인 인도로 향하는 물량이 급감한 영향이다.

19일 로이터통신이 스위스 세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11월 스위스의 금 수출량은 전월 대비 15% 감소했다. 이는 인도로 향하는 금 수출이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결혼·축제 시즌을 중심으로 금 수요가 강한 국가이지만, 최근에는 급격한 금 가격 상승이 실물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월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4,38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물 기준 금 가격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65% 상승하며, 안전자산 선호가 극대화된 가운데 최근 46년 중 가장 큰 연간 상승 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인도의 금 수입은 급격히 위축됐다.

스위스 관세 자료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인도로 수출된 금은 10월 26톤에서 11월에는 단 2톤으로 급감했다.

이는 인도 내 실물 금 시장에서 관망 심리가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단기적으로는 가격 조정이나 수요 회복을 기다리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또 다른 주요 금 소비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스위스에서 중국으로 향한 금 수출량은 10월 2톤에서 11월 12톤으로 늘어났다. 이는 중국 내 금 투자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주식시장 변동성 속에서 중국 개인·기관 투자자들이 금을 대체 투자자산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세계 최대의 금 정제 및 중계 허브인 스위스에서 세계 최대 장외(OTC) 금 거래 중심지인 영국으로의 수출은 많이 증가했다.

영국으로 향한 금 수출량은 10월 9톤에서 11월 45톤으로 급증하며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미국 시장으로 유입됐던 금이 다시 런던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지역별 엇갈린 흐름이 글로벌 금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고금리·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금에 대한 금융 투자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가격 급등으로 인해 인도 등 전통적인 실물 소비 시장에서는 수요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런던을 중심으로 한 금융 거래용 금의 이동은 글로벌 금 유동성이 여전히 활발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역사적 고점 부근에서 움직이면서 국가별 수요 양상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며 “향후 금 시장의 방향성은 인도 등 신흥국 실물 수요의 회복 여부와 미국 통화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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