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이 26일 경기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신화섭 기자 |
"팬들의 함성에 소름이 돋았다."
KIA 타이거즈 슈퍼스타 김도영(22)이 평소 '대타를 꿈꿨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대타로 나설 때 터지는 관중의 함성이 멋있다고 느꼈는데, 부상 복귀 후 첫 경기에서 직접 경험을 해 기분이 좋았다는 의미였다.
지난 3월 22일 올 시즌 개막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김도영은 한 달여 만인 지난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단 2경기 만에 '도니살(도영아 니 땀시 살어야)'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첫날엔 KIA가 1-3으로 뒤진 4회 말 무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와 상대 선발 손주영의 초구(시속 123㎞ 커브)에 2타점 중전 안타를 날려 3-3 동점을 만들었다.
26일 경기에선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1회 말 무사 1, 2루에서 이지강의 6구째 커터(시속 143㎞)를 때려 선제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2-0으로 앞선 3회 말에는 1사 후 이지강의 3구째 커브(시속 126㎞)를 밀어쳐 시즌 1호 우월 홈런까지 뽑아냈다. 복귀 후 3타석 연속 안타와 타점을 올리는 대활약이었다. 김도영의 맹타 속에 KIA는 8-4로 승리해 최근 3연패와 LG전 3연패에서 탈출했다.
KIA 김도영. /사진=OSEN |
다음은 26일 경기 후 김도영과 일문일답.
- 선발 복귀 첫 경기부터 홈런을 날렸다.
▲ 홈런보다도 팀이 이긴 것이 너무 만족스럽다. 아직은 타격이 완전히 100%로 올라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이제 타격 감각을 되찾은 것인가.
▲ 지금 (팀)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보니 더 빨리 적응하기 위해 뒤에서 많이 노력했다. (1군에) 올라오기 전에도 빨리 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 복귀 첫 경기(25일)에서 대타로 나왔을 때 팬들이 평소보다 더 크게 환호했다.
▲ 갑자기 나가다 보니 아드레날린(신체능력과 집중력을 강화하는 호르몬)이 나와 함성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누나가 찍어 보내준 영상을 보고 알았다. 제가 옛날부터 꿈꿔왔던 게 선배들이 대타를 나설 때 터지는 함성 소리였다. 그런 부분들이 멋있다고 많이 느꼈다. 확실히 그걸 보고 소름이 돋았고 결과도 좋다 보니 기분이 더 좋았다.
- 복귀 첫 타석에서 초구를 때려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 원래는 일부러 초구 하나를 보려 했다. 함평(퓨처스 구장)에서 공을 봤을 때 어색함을 느꼈기 때문에 눈에 익혀놓고 들어가려 했는데, 아까 말했듯 아드레날린이 나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커브가 뜨자마자 반응했다. LG가 나에게 커브를 많이 쓴다는 걸 알고 계속 생각하고 나왔다. 지금은 직구보다 변화구 타이밍이 더 잘 맞아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 26일에는 밀어쳐 우월 홈런을 날렸다.
▲ 크게 의미는 없다. 그냥 변화구를 때렸고, 또 중요한 경기와 타이밍에서 쳤다는 게 의미 있다.
KIA 김도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
- 오랜만의 출장이었는데 걱정은 안 됐나.
▲ 햄스트링이 위험한 부분임을 잘 알기 때문에 계속 불안감을 있었다. 그걸 떨치는 게 우선이고, 다시 부상이 없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 주루 플레이는 어떤가.
▲ 아직 100%로 뛸 상황은 안 나왔고 감독님과 코치님께서도 100%로는 안 뛰는 방향으로 주문하신다. 아직까지는 이 정도만 뛰어도 충분히 빠르다고 말씀하신다. 불안감이 떨쳐질 때까지는 이 정도도 괜찮은 것 같다.
- 복귀 후 2경기 활약을 보면 그동안 얼마나 뛰고 싶었는지가 느껴진다.
▲ 너무 경기를 하고 싶었다. 올해는 유독 경기를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비시즌부터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개막전에서부터 빠지다 보니 아쉬움이 컸다. 이제 다시 출장했으니 과정보다는 결과를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기 위해 집에서도 공부를 한다. 작년에 쓴 야구일지를 그제 밤에 30분 동안 계속 읽어보고 '멘탈 컨디션 척도'도 봤다.
- 27일 경기에는 수비도 나서게 되나.
▲ 내일 경기에서 나설지는 대화를 나눠봐야겠다.
- 부상 때문에 가족들의 걱정이 컸다고 했는데.
▲ 아버지가 조심조심하라는 말씀을 계속하신다. 집에서 나가있을 때도 메시지를 계속 보내신다. 아플 때 너무 힘들게 해서 가족들의 마음이 이해된다.
KIA 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