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곳 없는 기술 시대…땅 파는 두더지의 은유

6 days ago 8

문화 > 전시·공연 숨을 곳 없는 기술 시대…땅 파는 두더지의 은유 서서울미술관 김희천 개인전AI·게임 엔진으로 기술환경 탐색기술이 포착한 ‘나’의 모습 되짚어 게임엔진(유니티)으로 제작된 자동 재생 게임인 김희천의 ‘레몬’(2026) <서울시립미술관> 스마트폰과 알고리즘이 일상이 된 오늘날, 현대인의 취향과 행동은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끊임없이 분석되고 추적된다. 마음 편히 숨을 곳 없이 답답한 시대, 슬그머니 땅을 파고 도망치는 두더지를 통해 기술로 둘러싸인 사회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렸다.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은 첫 미디어 작가전으로 김희천 작가의 개인전 ‘김희천: 두더지들’을 연다. 작가는 게임 제작 프로그램과 생성형 인공지능(AI), 휴대폰 사진 등 최신 미디어를 활용해 기술이 일상화된 시대에 자신과 세상을 감각하는 방식을 파헤친다. 게임엔진(유니티)으로 제작된 자동 재생 게임인 김희천의 ‘레몬’(2026) <서울시립미술관> 신작 ‘레몬’은 2D·3D 게임과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게임 엔진 유니티로 만든 작품이다. 게임의 주인공 두더지 ‘버터’는 땅 속에서 굴을 파며 이곳저곳을 오간다. 작가는 기술에 의해 모든 것이 포착되고 숨을 곳이 없다는 답답함을 느끼며 두더지를 떠올렸다. 굴을 파고 사라졌다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시 나타나는 두더지는 기술에 포획된 환경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상징한다.다만 ‘레몬’은 겉보기엔 실제 게임 화면 같지만, 관객에게 주어진 조작 버튼은 없다. 영상은 작가가 짜놓은 구조 안에서 자동으로 재생된다. 스스로 기술을 주도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정해진 시스템 속에서 움직이는 관객의 위치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김희천의 ‘말린’(2026) <서울시립미술관> 작가의 주제 의식은 다른 신작들로 확장된다. ‘말린’은 다큐멘터리 감독이 한 두더지 영상이 AI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실제 촬영된 영상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담는다. AI가 실제와 구별하기 어려운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어내는 오늘날의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작가는 자신과 지인들의 사진을 생성형 AI에 입력해 이들이 등장하는 영상을 만들었다. 또 자신이 인식하는 ‘나’와 AI가 만들어낸 ‘나’ 사이의 간극에도 주목했다. 김희천의 ‘.dng’(2026) <서울시립미술관> 상영관 사이 복도에 걸린 사진 작업 ‘.dng’로 작...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