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7시 38분 경기도교육청 제30지구 제15시험장 태장고등학교 앞 도로에는 급하게 달려오던 검은색 K7이 미끄러지듯 멈춰 섰다.
수험생 학부모가 몰던 차량이었다. 학부모는 이내 조수석 창문을 내리고, 다급하게 학교 앞에 서 있던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딸이 수험표를 두고 내렸는데, 이것 좀 제 딸에게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경찰관은 수험표를 건네받은 후 동료에게 “잠깐 안에 들어갔다 오겠다”며 학교로 향했다.때마침 한 여학생이 한껏 상기된 얼굴로 정문을 향해 뛰어 나왔다. 경찰관은 “본인 수험표냐”고 물었고, 여학생은 그제서야 안도하며 수험표를 챙겨 재입실했다.
같은 날 오전 7시 50분쯤에는 마찬가지로 수험생 학부모가 운행하는 흰색 제네시스 G80이 학교안으로 진입하려다 교통 정리를 하던 모범운전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그러자 수험생은 급하게 차량에서 내려 정상적으로 입실했다. 그런데 G80이 갑자기 불법 유턴을 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반대편 차도에서 차량 정체도 빚어졌다.
이를 목격한 경찰관은 곧바로 G80을 붙잡았다. 학부모는 운전석 창문을 내려 당황한 표정으로 “딸이 두고 내린 물건이 있어 전해주려고 그랬다”고 호소했다.
결국 경찰관은 학부모를 상대로 계도만 하고,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딸이 두고내렸다는 물건은 굳이 전해주지 않아도 될 물건이라고 판단해 경고하고 보냈다”고 했다.
입실 마감 시간인 오전 8시 10분이 가까워지자 수험생들은 행여 늦을세라 허겁지겁 발길을 재촉했다.
일부 수험생은 평정심을 유지하며 가족으로부터 애정 어린 격려를 잊지 않고 받았다. 입실 전 어머니와 한참을 포옹하던 한 수험생은 울먹이며 “잘 보고 올게”라고 약속했다.
대부분 학부모는 자녀가 시험장에 들어간 후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벗어나지 못 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등 초조해 했다.
학부모 김 모 씨(50)는 “제 딸이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리라 믿는다”며 “그동안 고생한 걸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고 울먹였다.한편 도내에서 이번 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은 15만 3600명으로 전국 최대 인원이다. 지난해보다 7478명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 시험장은 총 344개 교(5946개 실)에 달한다.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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