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흡연 장면 줄인 까닭은 … 70년 연출가의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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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장' 흡연 장면 줄인 까닭은 … 70년 연출가의 비화 갸, 직업이 뭐이가? 표재순 지음, 소담 펴냄, 2만5000원 서울올림픽 개회식의 굴렁쇠 소년부터 안방극장을 채운 드라마, 관객과 호흡하는 연극까지. 수많은 관객을 울고 웃게 한 이들 장면의 뒤편에는 연출가 표재순이 있었다. 신간 '갸, 직업이 뭐이가?'는 무대와 브라운관, 국가 행사를 넘나들며 살아온 그의 70년을 담은 회고록이다. 1957년 연희극예술연구회 공연에 배우로 데뷔한 그는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연출로 방향을 바꿨다. 이후 1959년 '제17포로수용소'로 연출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뒤 극단 산하와 현대극장 창단에 참여했다. 1967년 동양방송에 입사해서는 문화방송과 서울방송을 거치며 다양한 드라마를 연출하거나 기획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사회를 상징하는 여러 배우들과의 인연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가령 저자는 최불암에게 뜻밖의 전화를 받았는데, 영부인이었던 육영수가 최불암에게 '수사반장'에서 흡연 장면을 줄여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그가 담배를 피울 때마다 박정희 대통령도 따라 피운다는 이유에서였다. 연극배우 추송웅이 모노드라마 '빠알간 피터의 고백'을 준비하며 조언을 구하자 "원숭이 역할을 해야 하니 동물원에 가서 살라"고 권했던 일화도 있다. 이에 추송웅은 실제로 동물원에서 종일 원숭이를 관찰했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만큼 그의 삶이 언제나 순탄치만은 않았다. 1968년 방송한 단막극 '고문관'이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의 원작은 군대의 폭력과 부조리를 다룬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간질환자가 입대해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 상태로 발작을 일으키는 장면 등을 담았다. 결국 국방부 정훈장교들이 사장실까지 찾아와 국군을 모독한 작품이라며 따져 물었고, 이에 사과 방송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표재순의 대표 레퍼토리인 서울올림픽 개회식에 관한 일화도 소개된다. 개회식을 나흘 앞두고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도쿄신문은 손기정이 성화 봉송 최종 주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한다.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최종 주자의 신원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지만, 특종을 노린 일본 기자들이 리허설 장면을 촬영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결국 저자는 손기정에게 양해를 구하고 최종 주자를 바꾸기에 이른다. 제목 '갸, 직업이 뭐이가?'는 저자가 연극·뮤지컬·드라마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까지 맡는 모습을 보고 장민호 전 국립극단장이 던진 질문이기도 하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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