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수능 필적 확인 문구
곽의영 시인 ’하나뿐인 예쁜 딸아’서 발췌
14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이 시험에 앞서 적어낸 올해의 필적 확인 문구는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였다.
이는 곽의영 시인의 시 ‘하나뿐인 예쁜 딸아’에 나오는 구절이다. 사랑하는 딸이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담아 수험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달하기 위한 선정으로 풀이된다.
필적 확인 문구는 수험생들이 답안지의 필적 확인란에 직접 써야 하는 글귀다. 대리 시험 등 대규모 수능 부정 행위가 발생한 이후 2006학년도부터 도입된 바 있다.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국내 작가 작품 중 한 구절을 골라서 필적 확인 문구로 정한다.
규칙도 있다. 글자 수는 12~19자이며 응시생의 필적을 식별할 수 있는 자음으로 ㄹ‘, ’ㅁ‘, ’ㅂ‘ 중 2개 이상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시험장에 앉은 수험생들에게 격려를 전할 수 있는 내용인지도 고려해 출제위원단의 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2024학년도 수능에서는 양광모 시인의 시 ‘가장 넓은 길’에서 인용한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가 선정된 바 있고, 2023학년도에는 독립운동가 한용운의 시 ‘나의 꿈’ 중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가 낙점됐다.
가장 많이 선정된 작가와 작품으로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가 꼽힌다. 2006학년도 필적 확인 문구로 처음 쓰인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2017학년도에 한번 더 쓰였고, 첫 구절인 ‘넓은 벌 동쪽 끝으로’도 2007학년도에 쓰였다.
이밖에 2013년 6월 모의평가의 필적확인 문구였던 ‘햇빛이 선명하게 나뭇잎을 핥고 있었다’는 그 독특한 표현으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패러디를 낳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