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과 검찰, 다르지 않단 신호”
김보미 “박지현은 안 되고 송영길은 되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친청(친정청래)계가 송영길 전 대표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후보 자격 논란까지 제기하며 계파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았다. 검찰 수사 등으로 인해 당규상 피선거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두 사람을 향해 친청계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시시비비에 나선 것.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 무죄 확정 후 복당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았고,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의혹’ 관련 수사로 인한 계좌 동결로 1년 6회 이상의 당비 납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당 지도부는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11시간만에 결국 두 사람의 전당대회 출마를 허용하며 갈등은 봉합은 됐지만 친청계가 “민주당 역사에 또 하나의 오점이 남았다”고 반발하는 등 후유증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 친청, 표결 불참으로 宋·金 출마 길 터줘

앞서 지도부는 전날 오후 10시 반 심야 최고위원 간담회를 개최하고 당무위 소집안을 논의했지만 문 최고위원을 포함한 친청계 최고위원 3명이 반대하면서 두 사람의 전당대회 출마 기회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청래 전 대표와 이언주 이성윤 전 최고위원 등의 사퇴로 최고위 구성원이 6명 남은 만큼 3명이 반대하면 과반이 안돼 부결되는 상황.
이에 송 전 대표와 김 전 부원장은 이날 오전 직접 소명을 위한 최고위 출석에 앞서 “검찰의 조작 기소에 맞서 각자의 자리에서 싸워 왔다”며 “검찰이 빼앗은 시간은 결격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조계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입으로는 검찰개혁을 외치면서 검찰 정치보복의 최대 피해자인 송영길, 김용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려는 비겁한 양두구육의 정치를 당장 멈추라”라고 날을 세웠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도 X(옛 트위터)에 “검찰 탄압의 상처를 흠결로 보는 관점은 옳지 않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선호투표제 도입 당시와 유사하게 친청계가 한발 물러선 배경에는 정 전 대표가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걸고 연임에 도전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수사의 피해자로 여겨지는 송 전 대표와 김 전 부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기회를 봉쇄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호투표가 실시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역풍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 정 전 대표도 최고위가 열리기 전 페이스북에 “당규에 구제 조항이 있는 만큼 당 지도부에서 원만하게 잘 조치해 주시길 바란다”며 “우리는 12·3 비상계엄 내란의 밤을 함께 이겨낸 동지이자 전우들”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 후보 자격 시비까지 얼룩진 與 전당대회
11시간 만에 갈등은 봉합은 됐지만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 참석을 둘러싼 이른바 ‘적통 논란’과 2007년 대선 전후 ‘명청’(이 대통령과 정 전 대표) 관계까지 파묘된 데 이어 이제는 후보 자격 시비까지 벌어지는 등 집권여당의 당권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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